[사설] (18일자) 경제운용전략 전면 재점검해야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55달러선마저 돌파했다. 앞으로 60달러를 넘는 것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지경이고 보면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더구나 건설경기와 서비스업 등 대표적 내수업종들의 침체는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경제가 정말 회생이 어려운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몰릴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건설투자를 포함한 '한국판 뉴딜정책'을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의 국내외 경제여건이 워낙 급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비상대책이라도 강구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긴박감마저 느끼게 하는 것이 요즈음의 세계 경제환경이다. 유가가 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성장은 정체되고 물가가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이다. 유가급등은 곧바로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기업의 원가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 분명하다. 벌써 신장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는 수출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가 바닥에 가라앉은 마당에 물가상승은 소비를 더욱 냉각시키고,기업 경영악화와 생산위축으로 인한 성장률 저하를 불러오는 악순환에 빠져들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이다. 더구나 지금의 고유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수급차질의 문제로 인한 것인 만큼 단시일내에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지금은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기 전에 물가안정,기업경영안정,기업투자확대를 위한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하는 비상대책을 하루빨리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우선은 고유가에 대비한 단계별 대응책부터 서둘러 시행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같은 단편적인 처방으로 지금과 같은 긴박한 위기상황을 헤쳐나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정책기조와 경제운용의 기본 틀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고유가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당면한 경제여건과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경제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경제운용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더 이상 머뭇거리다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나면 그때가서는 정말 대응수단마저 찾기 어려워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