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硏 1만개 시대] 반도체ㆍ휴대폰 '그들의 땀방울'

'기업 연구소가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다.' 일류 기업치고 뛰어난 연구소를 보유하지 않은 곳이 없다. 우수한 연구소를 육성할 수 있어야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 LG SK 현대 등 간판 대기업 그룹들은 미래를 결정할 곳으로 단연 연구소를 꼽는다. 연구소에서 어떤 기술을 얼마나 빨리 개발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흥망은 물론 업계의 판도까지 바꾸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 연구소는 이제 기업의 미래를 짊어질 핵심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연구소가 개발해낸 기술은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들 기술은 한 기업을 세계 초일류로 성장시키고 나아가 국가 경제에도 엄청난 효과를 안겨주기도 했다. 국내 기업연구소 기술개발의 역사와 현황,성과를 살펴본다. ◆기업연구소는 산업의 역사와 일치 삼성전자 연구소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역사와 흐름을 같이 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삼성전자는 81년 반도체연구소와 종합연구소를 처음 등록시키며 반도체와 컴퓨터분야 사업육성에 나섰다. 87년 정보컴퓨터연구소를,92년엔 통신연구소를 등록했다. 90년대 중반부터 LSI연구소 MOS연구소 컴퓨터시스템연구소 네트워크연구소 무선통신연구소 LCD생산기술연구소 멀티미디어연구소 메모리연구소 디스플레이연구소 생활가전연구소 광소재연구소 등을 잇따라 등록,연구 라인업을 구축했다. LG전자의 경우 75년 설립된 LG전자기술원이 81년에 처음으로 등록됐다. 창원D/A연구소 청주연구소 문래연구소가 80년대에,디지털미디어연구소 냉장고연구소 조정기연구소 컴프레서연구소 등이 90년 이후 각각 인정을 받았다. 하이닉스반도체는 현대전자 때인 84년 메모리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시스템IC연구소 선행소자연구소 제품개발연구소 IC공정기술연구소 SP연구소 SMS연구소 등을 열었다. 현대자동차는 78년 울산연구소를 설립해 81년 기업연구소로 첫 인정을 받았으며 파워트레인연구소 기계연구소 남양연구소 디자인연구소 등을 설립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대우전자 때인 82년 종합연구소를 처음으로 등록했으며 TMA연구소 디자인연구소 디지털미디어연구소 디스플레이연구소 에어컨연구소 세탁기연구소 등을 연이어 설립했다. CJ는 제일제당 때인 78년 종합기술원을 설립해 81년에 등록했으며 생활화학연구소 디자인센터 등을 선보였다. 효성은 81년 섬유연구소와 중공업연구소를 시작으로 전자통신연구소 화학연구소 직물공학연구소 등을 등록했다. ◆반도체 CDMA 등 걸작품 쏟아져 전자 분야에서는 반도체가 최대 걸작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83년 메모리반도체 연구에 본격 착수,84년에 세계 3번째로 64KD램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기업은 92년 64MD램을 개발하면서 선진국을 완전히 따라잡았다. 이후 메모리 분야에서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며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선 나노급 플래시메모리 등 신성장 분야에서도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반도체 강국의 명성을 지켜가고 있다. CDMA 단말기 등 이동통신 제품을 비롯 가전,온라인 게임,인터넷 기술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CDMA 단말기로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으며,LCD PDP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 분야에서도 일본 미국 유럽을 추월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리니지 등 온라인 게임은 미국 중국 등으로 퍼져나가고 있으며,무선인터넷 등 차세대 인터넷기술도 세계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선 현대자동차가 75년에 최초의 국내 모델인 포니(PONY)를 생산했다. 90년대 초 최초의 국산 엔진인 '알파엔진'을 개발,엔진 국산화란 숙원을 달성했다. 생명·화학 분야에서는 녹십자가 83년 세계 세번째로 B형 간염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녹십자 '헤파박스'는 13%대에 달하던 우리나라 B형간염 보균율을 절반으로 떨어뜨렸다. LG화학은 90년대에 리튬이온 2차전지를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으며 SK는 고분자 소재,산업용 촉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했다. 최근엔 포스코가 차세대 철강기술인 파이넥스공법을 개발,철강 역사에 새 장을 열기도 했다. ◆글로벌 연구체제 갖춘다 국경을 초월한 R&D 시대가 열리면서 국내 기업들도 해외연구소 설립에 나서고 있다. 해외사무소 형태의 기업부설 연구소는 20개에 이른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가장 많고 영국 독일 인도 러시아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87년 일본연구소를 등록했으며 93년 러시아연구소,96년 인도연구소를 각각 인정받았다. 금호타이어는 91년 미국기술센터를,98년에 유럽기술센터를 각각 설립했다. SK는 90년과 98년에 미국내 의약개발센터와 뉴저지연구소를 각각 설립,등록받았다. 현대자동차는 2002년에 독일의 유럽연구소를,삼성SDI는 94년에 독일의 유럽연구소를 각각 등록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