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프론티어] 캐주얼게임 '달인' .. 정영석 <넥슨 개발2실장>

"돈요?… 살다보니 적당히는 필요한 거더군요." 쉽게 즐기면서도 재미를 주는 캐주얼게임의 달인으로 불리는 넥슨 개발2실의 정영석 실장(34).그의 개발 실력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나 정 실장은 '대박'에 큰 관심이 없다. 딴살림차릴 생각 않고 넥슨에 8년째 근무하고 있는 그는 "돈이 없으면 주변에서 별로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라며 "적당히 돈이 있어야 겠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넥슨을 국내 캐주얼게임의 최강자로 만든 데는 그의 역할이 컸다. 최근 중국에서 동시접속자 수가 70만명에 달해 기네스북에 오르게 된 '비엔비'도 그가 기획한 작품이다. 비엔비에 나오는 악당캐릭터 중 하나인 로드맨은 자신을 모델로 해 만들기도 했다. 또 그가 총괄해서 개발한 '카트라이더'는 요즘 가장 잘나가는 게임 중 하나다. 지난 6월 초 일반에 공개된 캐주얼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는 현재 회원이 4백만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8월 중순 게임아이템 판매를 시작,월 매출액이 15억원을 넘어섰다. 내년에는 2백50억원의 매출도 거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실장은 "한번 시작하면 쉽게 그만둘 수 없을 정도로 게이머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 요소를 곳곳에 배치한 것이 인기를 끄는 비결"이라고 했다. 정통 레이싱게임은 스피드에만 치중하지만 카트라이더는 스피드는 물론 각종 아이템으로 상대의 레이싱을 훼방놓을 수 있는 재미를 함께 갖췄다. 그는 "연말께 팀을 짜서 상대방의 깃발을 뺏는 방식으로 점수를 따는 플래그모드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레이싱게임으로 팀플레이라는 색다른 묘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실장은 또 "카트라이더는 다양한 경쟁 요소를 갖추고 있어 스타크래프트처럼 인기있는 게임대회 종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서글서글한 외모와는 달리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다. 오디오비주얼(AV) 마니아인 탓도 있지만 그 흔한 MP3파일로 음악을 듣지 않는단다. 음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게임개발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은 툭하면 "또 엎으려구요?"라고 되묻곤 한다고 한다. 아무리 힘들게 개발했더라도 재미가 없다면 바로 접고 다시 시작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의 성격 탓이다. 카트라이더의 아이템전도 불과 1년새 시쳇말로 3차례나 엎었다. 그는 "카트라이더 후속작으로 스포츠나 격투게임을 구상하고 있다"며 "아기자기한 캐주얼게임으로 게이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