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BIS협약 2007년 말부터 적용하면] 신용도 낮은 중기 후폭풍

국내 은행에 대한 신BIS(국제결제은행)협약 도입이 구체화됨에 따라 은행과 기업대출,자산유동화증권(ABS)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신BIS협약이 오는 2007년 말 도입되면 자기자본비율 하락에 따른 자본확충이 필요하며,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회수가 우려되고 있다. 또 은행이 발행하거나 보유한 ABS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달라져 ABS시장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신BIS협약이란 BIS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 10개국 중앙은행이 만든 국제결제은행이다. BIS는 1988년 각국 은행들로 하여금 신용위험을 감안한 적정 자기자본을 쌓도록 자기자본 규제를 만들었다. 이것이 현재 적용되고 있는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다. 한국은 1992년 가입했으며 은행의 자기자본 8% 준수는 97년부터 의무화됐다. 신BIS협약은 현행 BIS협약에 비해 차주(借主)의 신용도를 정교하게 평가해 위험가중치를 반영토록 한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기업 대출시 현행 BIS협약에선 위험가중치 1백%를 적용하지만 신BIS협약은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20∼1백50%까지 차등 적용하게 된다. 대신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는 50%에서 35%로 낮아진다. 때문에 신BIS협약이 도입되면 소매은행보다 기업금융이 많은 은행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신BIS기준 준비상황 신BIS협약은 위험측정 방법으로 난이도에 따라 표준방법,기본내부등급법,고급내부등급법 등 3가지를 각국 금융감독 당국이 알아서 채택토록 하고 있다. 또 각 국가간 현실을 감안해 일부 재량권을 부여했다. 금감원은 시중은행에 대해선 일단 중간 난이도인 기본내부등급법을 적용할 방침이다.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은 표준방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은 국가 재량권과 관련해 75개 항목 중 51개 항목을 19일 확정,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중소기업 분류기준을 매출액과 총자산 등 2가지를 함께 쓰기로 했다. 과거 부도율 데이터 보존기간도 5년에서 2년으로 완화됐으며 중소기업 여신 중 위험가중치가 낮게 부과되는 소매여신의 비중도 10억원 이하로 정했다. 또 주식은 향후 10년간 표준방법만을 적용해 위험량을 따지기로 했다. ◆중소기업 대출 회수 우려 신BIS협약이 발효되면 기업대출이 많은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우려가 크다. 금감원은 자체 평가결과 시중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2∼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1∼2개 시중은행은 8%를 밑돌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책은행도 마찬가지여서 수출입은행은 현재 12.7%인 자기자본비율이 2006년 말 6.8%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됐으며,산업은행도 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질 경우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거나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로선 은행권 대출이 감소할지 알 수 없지만 대출 증가율은 분명 둔화될 것"이라며 "특히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 여신은 회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위험가중치가 1백%에서 20∼1천2백50%로 차등화되는 ABS시장 역시 다소 위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