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회복 갈수록 요원..2년 연속 하강 곡선

민간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그에 따라 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다보는 내수경기 회복시점이 올해 2.4분기에서하반기로, 다시 내년 상반기에 이어 내년 하반기 이후로까지 계속 늦춰지고 있다. ◆ 소비지출, 6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 우려 민간소비지출은 지난해 2.4분기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시작, 올해 2.4분기까지 5분기째 감소세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7-9월에 해당하는 3.4분기에도 플러스 전환을 기대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민간 소비지출 증가율은 올 1.4분기 -1.4%, 2.4분기 -0.7%를 나타냈으며 3.4분기에는 감소폭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기대되기는 하지만 플러스로 반전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한은의 내부 분석이다. 일단 7월과 8월 소비재판매액지수가 작년동기 대비 각각 3.0%와 0.4% 감소했으며 추석이 포함된 9월중 백화점 매출을 모니터링한 결과 오히려 작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3.4분기중 소비지출의 플러스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민간소비지출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면서 최장불황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 민간소비 언제쯤 회복되나 박승 한은 총재는 올해 1월2 신년사와 6월11일 한은 54주년 창립기념사 등에서민간소비가 하반기중에 회복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박승 총재 주재로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협의회에서는 참석자들이 "카드채.가계부채 문제가 내년 하반기에나 터널에서 탈출할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내수회복의 발목을 잡아온 최대 장애물인 카드채와 가계부채 문제가 내년 하반기에 가서야 해소된다면 그만큼 내수회복 시점도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총재는 최근 한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민간소비 증가율이 내년중 3-4% 를 나타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총재의 이러한 언급은 지난해 민간소비지출 증가율이 -1.4%를 기록하고 올해도 마이너스를 기록한데 따른 기술적 반등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고유가가 오래 지속돼 물가압박이 심해질 수록 실질소득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비위축이 불가피하다"면서 "내년 내수경기 회복의 가장 큰 변수는 국제유가"라고 지적했다. ◆ 내수회복 지연으로 성장률 하락 불가피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5%대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오다 최근 `5% 안팎'으로 표현을 수정했다. 즉 5%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입장 변화는 민간소비 회복의 지연과 무관하지 않다. 한은은 건설경기가 급랭하는 가운데 4.4분기부터 수출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예상하면서 그만큼 성장률 하락요인을 내수경기가 뒷받침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3.4분기도 민간소비지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성장률 5% 달성을 낙관하기 어렵게 되자 `5% 안팎'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나마 회복될 것이라던 내수경기가 내년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 이후에야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재경부와한은이 내년 성장률이 4%대로 내려앉을 수 있음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