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FRB의장 "가계부채 증가 주택가격 상승 美경제 위협안돼"
입력
수정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심화된 가계 부채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이 미국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19일 밝혔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지역은행 연합회 연설에서 "개인 파산이 증가하는 것은 재정압박을 받는 가계가 많다는 뜻이어서 걱정스럽긴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은 경제적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채와 소비 규모를 맞춰나갈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급증하는 가계 부채 등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를 일축하는 것이다.
그동안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2000년 초 시작된 주식시장 거품붕괴 현상처럼 최근의 주택가격 급등과 가계부채 증가가 미국 경제의 또 다른 '버블붕괴'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인들은 대출금을 갚아나갈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별로 크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러나 "소비자부문의 부채 증가가 미국 경제에 위협이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다만 일부 통계들이 그럴 가능성을 과장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가계 부채가 증가한 원인은 수년간 지속된 낮은 이자율 덕분에 주택을 임대해 살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주택 소유 쪽으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반적으로 가계 부문의 재정은 양호한 상태"라고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