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맞은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 자신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외국인의 현대상선 주식 매집과 관련,"정기주주총회가 열릴 때까지는 외국인 매수주체의 실체를 알 수 없겠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룹 차원의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고 20일 말했다. 21일로 현대 회장에 취임한 지 1년을 맞는 현 회장은 외국인 지분율이 44%대까지 올라선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 회장은 또 KCC와의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에 대해 "40%가 넘는 우호지분을 확보해 둔 상태여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나 KCC측이 당초 약속대로 이른 시일 내에 지분을 처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근 계열사 사장단과의 오찬으로 취임 1주년 행사를 갈음한 현 회장은 계열사 사장단회의,영업본부장회의,관리본부장회의 등을 직접 주재하며 그룹 현안 챙기기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다음달엔 현대아산의 금강산 골프장 착공식에 맞춰 방북,대북사업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이 활기를 띠고 있고 현대상선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계열사들이 잘 돼 가고 있어 다행"이라며 "단순히 외형 키우기보다 내실 있고 수익을 많이 내는 성장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향후 경영방침을 밝혔다. 현대건설 인수설과 관련,현 회장은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많은 분들이 현대건설이 원래대로 (그룹 내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고 장기적으로 인수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지만 당장엔 자금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21일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에 전격 취임한 현 회장은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 사후 경영권 분쟁 등으로 위기에 빠진 현대호(號)를 숨가쁘게 이끌어왔다. 1년이 10년 같았다는 그는 "애들 아버지(고 정몽헌 회장)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 가장 힘들었고 빈자리를 잘 채우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들 때가 많았다"며 그동안의 인간적 고뇌를 내비치기도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굵직한 현안에 대해 결단력을 보이는 '외유내강형 총수'로 평가받는 현정은 회장.앞으로 "모든 '현대인'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현대그룹으로 키워내겠다"는 그의 행보를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