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대출 모두 줄었다


은행의 예금과 대출이 동시에 감소하고 있다.


저금리로 은행 예금의 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경기침체로 대출수요도 줄어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0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별단예금 등을 제외한 은행 실세 총예금은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3조6천1백19억원 감소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중 5조7백72억원 증가한 것과는 대비되는 현상이다.


은행 실세예금은 지난 7월과 8월 각각 4조4천64억원과 2조6천9백93억원 감소한 뒤 9월엔 추석 요인으로 단기 결제성 자금이 유입된데 힘입어 10조1천1백9억원 늘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단기성 자금이 일시에 빠지면서 다시 큰 폭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주로 MMF(머니마켓펀드) 등 투신사에 몰리고 있다.


투신사 수탁액은 지난 7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7월 6조8천3백45억원 △8월 3조8천8백97억원 △9월 2조9천5백59억원 △10월1∼14일 8조4천9백59억원 각각 증가했다.
이로써 하반기들어 은행 총예금은 6천67억원 감소한 반면 투신사 수탁액은 22조1천7백60억원 늘었다.


시중 자금이 투신사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대출도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2천8백84억원 줄어들었다.
은행 대출은 △7월 3조1천9백24억원 △8월 2조4천1백87억원 △9월 5천7백92억원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돼오다 마침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예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대출도 경기침체와 가계신용불안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예금이탈을 막기 위해 일반정기예금보다 금리가 0.4%포인트 안팎 높은 특판예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민은행은 통합 3주년을 맞아 0.3∼0.4%포인트의 보너스 금리가 주어지는 특판정기예금을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2조원 한도 내에서 판매한다.


3천만원 이상 가입할 경우 6개월짜리는 연 3.7%,1년짜리는 연 4.0%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도 다음주 중 특판예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은행들은 이와 함께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을 잇따라 내놓는 한편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내리는 등 대출 확대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중소기업과 음식료 및 숙박업소 등에 대한 대출에는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