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반등 어렵다" ‥ 위헌결정으로 불확실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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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 810선이 관건.'
전문가들은 21일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결정 이후 주가가 단기적으로 반등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수가 2주일 만에 10%가량 급락했지만 고유가와 달러화 약세,매도로 일관하고 있는 외국인 주식투자 등 시장에 비우호적인 변수가 돌출해있기 때문이다.
이날 헌재 결정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전망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위헌 결정 자체의 영향력보다는 이로 인한 정치적 갈등과 앞으로 정부 경제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한국 신인도가 다시 부정적으로 바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물론 낙관론도 여전하지만,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앞으로 810선 지지 여부가 주가의 방향을 가름하는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힘얻는 비관론
무엇보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세가 비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지난 8일 이후 이날까지 10일간 약 1조6천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일부에선 "헤지펀드뿐 아니라 중장기펀드마저 동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고유가 지속,'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 경기 둔화 조짐도 주가 반등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 경기 둔화 우려는 포스코 등 중국 관련 소재주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꺾인 상황에서 주도주 부재로 귀결되고 있다는 게 비관론자들의 주장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중국 경기 둔화,주도주 부재 등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카오스(혼돈)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며 "당분간 드라마틱한 증시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낙관론도 여전
그러나 낙관론도 여전하다.
대신증권은 최근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4분기 중 90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악재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영향력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게 이 증권사의 분석이다.
봉원길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만 해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에 때를 맞춘 일시적인 매물일 뿐 본격적인 한국증시 이탈로 보기는 힘들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중국 경기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고 IT 업황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9월 대만기업의 액정표시장치(LCD) 출하량은 전월 대비 12.2% 증가,1개월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810선 지지 여부가 관건
전문가들은 향후 장세를 가르는 중요한 분수령으로 810선을 꼽고 있다.
이 지수대는 기술적 분석상 상승 추세를 기대할 수 있는 하한선이라는 것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보면 종합주가지수가 810선을 지켜낸다면 서서히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게 유리하지만,이 지수대가 무너진다면 주식 보유 비중을 낮추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