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 때문에 ‥ " .. 대학들 타격

타 대학 편입이나 해외 유학을 위해 대학을 그만두는 학생이 증가하면서 '대학의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신입생 미충원이 심각한 상황에서 자퇴 등으로 '제적'되는 학생이 매년 입학 정원의 20%를 넘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방대뿐 아니라 수도권 대학에서도 해외 유학을 이유로 자퇴하는 학생이 늘어 '제적생 증가'는 대학 전체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전국 1백72개 4년제 대학에서 최근 3년간(2001∼2003년) 23만3천9백33명의 학생이 미등록이나 미복학,자퇴 등의 이유로 제적됐다. 이들 대학 총정원(1∼4학년) 1백32만여명의 17.7%가 학교를 그만 둔 것. ◆편입,유학이 주 이유=교육부 관계자는 "제적의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의 편입이나 학부에서의 해외 유학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학생 이탈'은 대학들이 그동안 교육 투자를 게을리 한 데 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적 이유를 보면 '자퇴'가 11만6천6백99명으로 49.8%에 달했고 '미등록·미복학'이 9만7천9명(41.4%)으로 뒤를 이어 이 두가지 이유를 더하면 91%를 넘는다. 성적불량,재학년도 초과 등의 이유로 제적된 학생은 2만명 안팎에 그친다. ◆제적생 매년 급증=지난 2001년 7만5백52명이던 제적생 수가 2002년 7만9천2백41명,2003년 8만4천1백58명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자퇴나 미등록·미복학의 증가 때문.자퇴자는 2001년 3만3천6백44명에서 2003년 4만2천9백44명으로,미등록·미복학자는 2001년 3만1백72명에서 2003년 3만3천5백95명으로 증가했다. 자퇴자는 2004년 1학기에만도 3만3천9백21명으로 집계돼 올해 전체로는 5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 위기 심화=대구예술대의 경우 3년간 총정원 1천7백85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7백48명이 제적됐고 서남대도 총정원의 3분의 1을 넘는 3천2백22명이 제적당했다. 부산장신대 등 일부 종교계 대학은 지난 3년간 총정원의 70%를 넘는 인원이 학교를 그만뒀다. 제적이 늘자 대학은 몸살을 앓고 있다. 신입생 미충원이 심각한 상황에서 뽑아놓은 학생마저 이탈하고 있기 때문.재정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이는 곧 재정적 어려움을 의미한다. 특히 이는 지방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연세대 서울캠퍼스에서 최근 3년간 1천6백37명이 제적됐고 한국외대에서도 1천6백43명이 그만뒀다. 교육부 관계자는 "2001년 이후 유명대 학생들이 학부 중에 유학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