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중심은 최태원 회장" .. SKC 최신원 회장 CEO 세미나 연설

"패밀리는 패밀리로 남을 뿐입니다.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합니다. 그래야 SK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SK그룹 최씨 일가의 장자인 최신원 SKC 회장(52)이 항간에 떠돌던 계열분리설을 일축하고 최태원 SK㈜ 회장(44)이 SK의 중심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목된다. SK그룹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8일부터 2박3일간 제주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SK CEO세미나'는 20일 최태원 회장의 '2005년 사업구상' 발표를 마지막으로 공식 행사를 마무리할 참이었다. 최신원 회장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선 것은 그 때.예정에 없던 '등장'이었지만 최 회장은 많은 준비를 한 듯 꼼꼼하게 정리해놓은 메모지를 들고 자신의 소회를 풀어갔다. "최씨 형제의 맏형으로서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자의 아들이자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인 최 회장은 의례적인 인사말은 생략한 채 단도직입적으로 "앞으로 개인 플레이는 없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누가 뭐래도 SK그룹의 중심은 최태원 회장"이라며 "우리 형제들도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SK 브랜드가 영원할 수 있도록 매진해나갈 터이니 여러분들도 적극 동참해달라"고 주문했다. SK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최태원 회장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오너(소유주) 일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더욱이 SKC가 계열분리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최씨 형제의 맏형인 최신원 회장이 최태원 회장을 사실상 그룹의 총수로 '추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달랐다는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최 회장은 더욱이 "패밀리는 패밀리로 남을 뿐"이라는 말로 계열분리의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외부에서 근거없는 루머를 동원해 그룹과 최태원 회장을 많이 흔드는 것 같은 데 앞으로 이런 일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사실을 여러분들도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CEO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회장이라고 모든 일을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난 만큼 여러분들이 최태원 회장을 잘 보필해 '뉴SK' 구현에 적극 나서달라"고 다시 한 번 최태원 회장 중심의 경영을 강조했다. 20분여에 걸친 최 회장의 열변이 끝나자 CEO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으며 최 회장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돌아가며 악수를 나눴다. SK 한 관계자는 "그룹이 여러모로 어려운 때 오너 일가의 결속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SK 사람들에게는 무척이나 가슴 뭉클한 연설이었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