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휴대인터넷 사업 포기..두루넷 인수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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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콤이 2.3㎓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권 확보 경쟁을 전격 포기하고 법정관리기업인 두루넷 인수에 주력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두루넷 인수를 둘러싼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간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또 3개 사업자를 뽑는 휴대인터넷 사업권 경쟁은 KT 하나로텔레콤 SK텔레콤의 '무혈입성'으로 사실상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데이콤 차세대무선인터넷추진단 박영신 단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휴대인터넷 사업 진출보다 오는 12월13일 입찰이 실시될 두루넷 인수가 더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휴대인터넷은 사업권을 따내기보다는 기간사업자의 망을 임대하거나 제휴하는 등 간접적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민우 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32명의 '두루넷 인수추진단'을 구성,입찰전략 및 실사 자금조달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데이콤은 두루넷 인수를 위해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외자유치가 어려울 경우 자회사인 파워콤과 합병한 뒤 두루넷을 인수한다는 입장이다.
오규석 하나로텔레콤 전략부문장도 별도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루넷을 인수하면 고용승계를 보장할 계획이며 동시에 휴대인터넷 사업권 획득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디케이트 유보자금 등을 종합하면 8천억∼9천억원의 자금조달 능력이 있어 두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초고속인터넷 2위 업체인 하나로텔레콤이 두루넷 가입자(1백29만명)를 확보하면 점유율을 35%선으로 높여 KT와 양강구도를 이끌어 낼 수 있게 된다.
기업시장을 주로 공략해온 데이콤은 불확실한 휴대인터넷 시장 진출보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열악한 점유율(1.6%)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려 개인고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데이콤이 휴대인터넷 사업권 경쟁을 포기함에 따라 내년 2월 말께 선정될 3개 휴대인터넷 사업자는 KT 하나로텔레콤 SK텔레콤 등 3개 업체로 사실상 확정됐다.
김용수 정보통신부 통신기획과장은 "휴대인터넷 사업자 수를 3개로 정한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3개 업체는 서비스,재정능력,기술력 등 3개 분야별 60점 이상,전체 평균 70점 이상의 점수만 받으면 사업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