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쇼크…금융시장 요동] 잇따른 해외악재…증시 투자심리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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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과 주가저평가를 무기로 해외악재에 나름대로 선방해온 국내 증시가 끝내 무너졌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801까지 떨어지면서 800선 마저 위협받았다.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소폭 반등,전날보다 20.03포인트(2.42%) 떨어진 808.14로 장을 마감했지만 외국인은 12일째 주식을 매도하며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선물지수의 급락으로 3천2백억원치가 넘는 프로그램매물도 쏟아져 나왔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800선 밑으로 추락하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유가상승과 환율하락은 결국 국내기업의 실적악화로 연결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해외악재가 한국의 저평가논리를 희석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국내기업의 재평가 속도도 만만치않아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각되는 해외악재=달러약세는 큰 부담이다.
4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원·달러환율(원화가치 강세)은 결국 국내기업의 실적악화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유가로 원가부담이 늘어나면서 국내기업은 이중고를 겪게 될 전망이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9.1%)은 긴축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유가 강세는 이미 증시에 어느정도 반영됐지만 배럴당 60달러(WTI기준)선을 넘어서면 또 다시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달러약세로 외국계 펀드가 주식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인다면 주가의 낙폭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기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이 이달들어 1조4천6백억원어치를 순매도한게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불안한 800선=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일시적으로 800선을 밑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세중 동원증권 선임연구원은 "중국 경기 경착륙과 미국 증시 불안 가능성이 지수를 일시적으로 800선 아래로 떨어뜨릴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요섭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에너지와 소재부문에 이어 정보기술(IT)주가 바통을 이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난주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하락으로 기술주가 급락했다"고 진단했다.
또 내수침체와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은행주가 급락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위해선 해외악재가 진정되어야 하지만 미국대선 등 변수가 많아 향후 전망을 하기가 쉽지않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금을 겨냥한 투자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커지고,국내기업의 상대적 저평가현상이 더욱 두드러져 하락폭 역시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대우증권 홍 부장은 "해외악재가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연말배당을 노린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는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