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철책선 3곳 뚫렸다…군, 비상경계 돌입

26일 오전 1시46분께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 철책선 3곳이 절단된 현장이 발견돼 군 당국이 북한군 침투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군은 북한군이 새벽 시간을 이용해 군사분계선(MDL) 남쪽 지역까지 내려와 서울 잠입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아 경기도 연천군 일대에 대간첩침투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경기 북부 및 강원도 일대에 대한 수색 및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어디가 어떻게 뚫렸나 육군 열쇠부대 소속 박모 상병이 야간 순찰 중 북한군의 침투를 막기 위해 2중으로 설치해 놓은 철책선이 부분적으로 잘린 사실을 발견했다. 바퀴모양의 둥근(윤형) 철책선을 사이에 두고 약 4m 떨어진 남쪽과 북쪽에 각각 설치돼 있는 철책선 바닥 부분 2곳과 북쪽으로 1.2km 떨어진 지점에 설치된 철책선 한 곳에 구멍이 나 있었다. 40×40cm 크기의 북쪽 철책선은 가로 위측과 우측변이 잘렸으며 40×30cm 크기의 남쪽 철책선은 가로 윗변,세로 양측변이 각각 잘려져 'ㄷ'자를 밑으로 엎어놓은 형태로 구멍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한곳은 30×30cm 크기로 뚫려 있었다. 그러나 군은 당초 2곳만 뚫렸다고 발표해 군 발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황중선 작전처장(준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사각형으로 절단돼 세워서 기대져 있었다"며 "해당 부대 장병들은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간첩침투 가능성 군은 북한 무장간첩이 침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절단된 부분이 남쪽으로 밀려져 있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군은 주요 지역에 대한 정밀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으나 이날 오전 현재 발자국을 비롯한 간첩 침투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황 합참처장은 "침투에 무게를 두고 작전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군 일각에서는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철책선이 이미 오래전에 잘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우리 군의 경계태세에 중대 허점을 노출하는 것이어서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군 대응태세 철책선을 관할하는 군단과 연천군 일대에 오전 3시45분께 대 간첩침투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철원군 일대에 '진돗개 둘'을 각각 발령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기 북부 및 강원도 일대에 대한 수색 및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검문소 외에 임시검문소 4개를 추가로 설치해 장갑차와 무장병력을 배치하고 경찰과 합동으로 거동수상자 및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을 철저히 하고 있으며 주변 일대에 예비군 동원 준비태세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