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기 투자전략] 될성부른 분양권 입주땐 '월척'

좀체 회복될것 같지 않은 요즘 부동산 시장상황에서 내집마련을 염두해두고 있는 실수요자들의 대응자세는 어떨까. '더 떨어지면 사겠다'는 아직은 여유로운 무주택자와 '슬슬 준비에 들어가자'는 조금은 적극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로 나눠질듯 하다. 이 단계까지는 두 입장 모두 그다지 큰 차이는 없을 듯 싶다. 하지만 결과는 '여전히 무주택자'와 '내집마련의 성공'으로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다. 기존 아파트시세보다 싼 분양권이 늘고 있다. 시장침체로 기존 아파트보다는 취등록세를 부담해야하고 투자수요등 가수요의 대상이었던 분양권가격이 당장 팔지 않고 살면 문제가 없는 기존아파트보다 가격하락 속도가 빠르다. 그만큼 급매물이 많다는 얘길수도 있다. 실수요자들이 이제 저평가된 분양권시장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다. 하락장엔 브랜드나 입지 여건에 비해 턱없이 싼 분양권 급매물이 나올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공급도 위축돼 향후 수급에 따른 가치상승이 예상되는 단지들도 있다. ◆어떤 분양권을 노릴까 저평가된 분양권이란 당장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싼 물건이나 향후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분양권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분양권은 교통 여건 및 아파트단지 주변의 발전 가능성,교육시설,생활편의시설,공원·산 조망권 등이 선택 기준이다. 서울에서는 지하철 등 교통여건 개선지역이나 뉴타운 예정지구 주변,도로건설 예정지역 아파트가 주요 관심대상이다.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싼 가격에 사고 싶다면 대단지 인근 중·소형 단지를 노려볼 만하다. 특히 현재는 저평가돼 있지만 향후 주변 개발 등으로 평가가 바뀔 수 있는 단지의 경우 내집 마련은 물론 덤으로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20∼30평형대를 선호하는 젊은층의 경우 역세권 아파트가 공략 대상이고 자녀를 둔 40대 이상은 30∼40평형대의 아파트 가운데 주거환경과 학군이 좋은 곳을 고려해야 한다. 적절한 단지 규모는 서울 강남권은 3백가구 이상,비강남권은 5백가구 이상,수도권은 1천가구 이상으로 나눠 자신에게 맞는 단지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저평가된 주요 분양권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들어서는 '신성미소지움' 아파트는 23∼40평형 3백85가구 가운데 조합원 분양권을 살 수 있다. 오는 2005년 10월 입주 예정으로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이 걸어서 7분 거리다. 청량리 집창촌과 유흥가 밀집으로 저평가됐지만 집창촌이 개발될 경우 주거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2005년 3월 입주 예정인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화꿈에그린'은 25∼47평형 7개동 4백22가구다. 1회에 한해 전매가 가능하다. 2007년 말 개통 예정인 지하철 9호선 역과 걸어서 2∼3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 단지다. 입주 후 당분간은 차로 10∼15분 정도 걸리는 지하철 2호선 당산역과 5호선 목동역을 이용해야 한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 '이수브라운스톤 돈암'아파트는 25∼43평형 16개동 1천74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전에 분양해 1회에 한해 전매가 가능하다.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이 걸어서 5분 거리인 역세권 단지다. 33평형 시세는 3억1천만∼3억7천만원선이다. 2005년 4월 입주 예정인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푸르지오'아파트는 23∼50평형 2천68가구다. 지하철 4호선 길음역이 걸어서 15분 거리며 길음·영훈·미아초등,영훈중·고교,대일외고 등이 있다. 현대·신세계백화점 이마트 길음시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33평형 분양권이 2억5천만∼3억2천만원선. 이밖에 인천 부평구 삼산1지구 '신성미소지움'(1천30가구),경기 고양시 가좌동 '대우푸르지오'(1천2백10가구) 아파트 등도 1천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로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할 경우 출·퇴근 거리와 단지 규모,교통 여건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투자 목적일 땐 전철개통 예정지역 아파트나 택지지구 내 대단지 분양권을 노려볼 기회"라고 말했다. ◆유의점 저평가 분양권을 공략할 때도 유의할 점이 있다. 낮은 시세를 형성하는 아파트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무턱대고 싸다고 해서 매입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저평가된 분양권을 고를 땐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봐야 한다. 기존 아파트 또는 분양권에 비해 건설사 인지도가 낮거나 소규모 단지이기 때문에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인근에 혐오시설이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최근 아파트의 환경권이 시세에 반영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 만큼 도로변 자동차 소음 또는 악취 여부도 현장을 찾아 꼭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 여건도 중요한 변수다. 주변에 유흥업소가 밀집돼 있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아파트를 정하고 동·호수를 고를 때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 동과 층·향에 따라 입주 후 가격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단지 아파트일 경우 해당 동의 위치 확인도 필수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선경아파트의 경우 양재천이 가까운 동과 그렇지 않은 동의 가격이 같은 평형이라도 3억∼4억원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층별 조망권 확보도 중요하다. 서울 인기지역 아파트의 경우 같은 동,같은 평형이라도 상한가와 하한가의 차가 1억원 이상 나는 단지가 많다. 분양권을 매입하기 전 중도금이 제대로 납부됐는지를 해당 건설업체에 확인하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또 분양권에 가압류 가등기 등 다른 법적 제한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