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거주 중국인 토론사이트 인기.."미국생활 툭 터놓고 얘기합시다"

'미국에 사는 중국인들의 고민거리를 터놓고 얘기해 봅시다.' 미국으로 이민이나 유학을 온 중국인을 위한 인터넷 웹사이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98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한 중국인 유학생이 만든 토론 웹사이트 '미명공간(未名空間·www.mitbbs.com)'은 미국 생활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해법을 제시,중국 네티즌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사이트 중 하나가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명공간에는 3백여개의 토론방이 있다. 이 곳에서는 미국 생활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수많은 고민거리들을 털어놓고 상담도 해주는 등 열띤 정보 교환이 이뤄진다. 영주권을 빨리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미국에서 가장 값 싼 자동차 보험은 어디서 가입할 수 있는지 등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들로 가득하다. 각종 가정·법률 상담은 물론 중국 정부의 검열을 걱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정치 토론을 즐길 수 있다. 이 사이트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방문객은 날마다 급증,월 평균 30만명의 중국인이 미명공간을 찾는다. 미시간대 심리학과의 램 마하링엄 교수는 "1900년대 독일인의 미국 이민 열풍이 불었을 당시 미국 내에는 무려 7백50여개의 독일어 신문이 발간됐다"며 "미국 관련 정보에 목말라하는 중국인에게 미명공간은 훌륭한 정보 제공처"라고 말했다. 미명공간은 설립자인 유학생이 중국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관리자가 없어 한때 폐쇄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회원들의 기부금과 자발적인 기업 광고로 회생했다. 최근에는 한 달에 14달러95센트만 내면 이성친구를 소개해주는 '데이트 서비스' 회원을 2만여명이나 유치하기도 했다. WSJ는 "미명공간이 중국과 미국의 문화적 격차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