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행정이 뜬다] 전자개표 신속·정확 선거관리도 e행정

줄지어 늘어선 백열전구 아래 수십∼수백명의 공무원들이 차출돼 밤샘개표하는 모습은 이제 추억의 한장면이 됐다. 전자개표 시스템을 비롯한 각종 선거관리 분야에서도 e행정이 도입돼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 대선이나 다른 나라 선거개표 장면을 보면서 한국의 선거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훌륭한지를 실감하며 IT강국임을 피부로 느끼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지난 2003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처음 도입된 전자개표시스템은 유권자가 투표지에 표기한 이미지를 스캐닝해 후보자별 득표사항을 집계하고 동시에 투표지를 후보자별로 분류·배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즉 투표지 스캐닝을 통해 분류와 계수를 자동화하고 각 선거구별로 집계된 개표결과를 투표지분류 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선거구별 개표 현황 등 다양한 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신망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전송한다. 개표 오차율을 제로화할 뿐 아니라 개표 결과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산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또 개표 과정을 전산화해 개표결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선관위가 인터넷을 통해 방송사 및 유관사에 제공함으로써 신속한 대국민 개표상황 정보제공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개표 결과의 조작 같은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통신 방식은 인터넷방식(TCP/IP)이 아닌 시리얼 방식이 적용됐다. 보안을 위해 인터넷망과 독립된 별도의 접속망을 이용한 것이다. 모호하게 표기되거나 이중 기표된 용지를 무효 처리하지 않고 미분류로 걸러내 수작업을 통해 백업함으로써 안전성 확보에도 역점을 뒀다. 분당 2백20장가량의 투표용지를 처리하고 득표수를 집계한다. 시간당 1만3천2백장을 처리하는 셈이다. 수작업은 개함부에서 투표함을 개봉해 투표지를 정렬하는 작업과 미분류된 튜표지를 판정해 정리하는 작업으로만 축소됐다.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전자개표기가 도입된 것은 지난 4·15 총선이 처음이었으며 새벽 0시를 전후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판세를 명확히 드러내는 성과를 보였다. 시스템을 구축한 SKC&C 관계자는 "전자개표시스템 활용으로 파생될 부가 효과를 비용으로 환산하긴 어렵지만 전국 개표소에 각 언론사의 파견인력 비용 등이 절감되고 개표 진행 인원 감소로 인건비 등의 예산이 절감되는 효과가 분명하다"며 "집계,발표되는 자료의 신속성과 정확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