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행정이 뜬다] 법원.관청엔 왜 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과 무선통신을 이용해 각종 행정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e행정'이 생활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행정기관간의 통신망을 결합하고 데이터베이스(DB)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단계였다면 이젠 인터넷과 첨단 무선기기를 활용해 '안방 행정 서비스'를 실현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엔 PC 뿐만 아니라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등 휴대용 정보기기를 이용한 행정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모바일 정부'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먼저 기본적인 행정서류는 이제 동사무소나 구청에 가지 않고도 집이나 직장에서 PC를 통해 바로 발급받을 수 있다.
민원 서비스 사업인 'G4C(www.egov.go.kr)' 시스템 구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민들이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주민등록등초본 토지대장 등을 비롯 인터넷으로 뗄 수 있는 행정서류가 최근 8개로 늘어났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7월 말까지 3개월간 전자정부 서비스 하루 이용건수를 조사한 결과 3월에 비해 전자정부 홈페이지 접속건수는 72%,인터넷 민원신청은 82%,인터넷 서류발급은 1백41% 증가했다.


정국환 전자정부국장은 "2007년까지 인터넷 발급 서류를 50가지로 늘려 전체 민원발급량의 80%를 인터넷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등기부등본도 올해부터 안방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컴퓨터와 프린터만 있으면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registry.scourt.go.kr)'에 들어가 개인 부동산의 등기부등본 뿐만 아니라 법인등기부도 열람과 발급이 가능하다.


전국 2백12개 등기소가 보관하고 있던 4천5백만필지의 부동산 정보를 전산화함으로써 가능해진 이 서비스는 현재 하루 이용건수가 3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을 이용한 행정 서비스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가동에 들어간 서울시 식품안전전산망(fsi.seoul.go.kr).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불량식품 정보를 등록하는 것은 물론 부적합 식품정보를 휴대폰과 e메일을 통해 서울시내 6백여개 대형 식품유통점에 실시간으로 발송,불량식품의 조기 수거가 가능해졌다.


식약청 등 전국에서 취합된 부적합식품 정보를 매일 7,8건씩 보내주면서 대형 유통점 식품담당 직원들의 긴장도도 한층 높아졌다고 유통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노동부도 자체 운영하는 고용안정정보망에 구직자과 구인업체를 연결,취업이 성사되면 신청자에게 바로 문자메시지로 알려주고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는 휴대폰을 통해 등기우편 배달을 예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등기소포 배달에도 이 서비스를 적용했다.


이 서비스 개시 후 집에 사람이 없어 등기우편이나 소포가 반송되는 사례가 크게 줄었다고 정통부측은 밝혔다.


정보기술(IT) 서비스는 이제 법정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자(증인)가 가해자(피고인)와 얼굴을 마주보지 않고 법원내에 따로 마련된 장소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전자법정'을 최근 개설했다.


전자법정엔 증인과 피고인 재판부 검사 변호사가 서로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는 대형 모니터와 카메라 등을 비롯 실물화상기 DVD 등 증거현출장비,음향녹취장비,화상제어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다.


증언실에서 증인이 증언을 하면 법정에서는 피고인과 재판부 검사 변호사가 이 모습을 화상으로 볼 수 있다.


일부 자치구는 휴대폰 문자메시지 서비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든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유비쿼터스(u)행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서울 강남구는 오는 12월부터 무선통신으로도 각종 민원서류를 신청하고 발급받을 수 있는 'u행정'을 도입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인터넷이나 휴대폰 PDA 등을 이용해 민원인이 필요한 서류를 신청하고 e메일이나 팩시밀리로 전송받을 수 있게 된다.


수원시는 최근 오는 2007년까지 'u-시티 수원'을 구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국환 국장은 "행정정보망 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휴대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이동 중에도 행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정부'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