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부동산 종합대책 1년] 주택시장 어떤 변화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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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집값과 투기열풍을 잡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10.29부동산안정종합대책'을 내놓은 지 꼭 1년이 됐다.
발표 당시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초강수 대책들이 하나 둘씩 시행되면서 주택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너무 강한 뒷북 처방이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집값과 투기는 분명 잡았지만 정상 거래마저 끊기고 돈의 흐름이 막혀 애꿎은 서민들까지 곳곳에서 '후유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 잡기는 성공
10·29대책의 주요 타깃은 △집값 △분양권 △서울 강남 △재건축 △투기꾼 등이었다.
이들이 서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면서 주택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게 정책당국의 판단이었다.
결과는 정부가 의도한 대로였다.
지난 1년간 집값은 상승랠리를 멈추고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이달 현재 전국 집값은 작년 말보다 1%,지난해 10월과 비교할 때는 2.2% 떨어졌다.
전국의 집값이 지난 2002년 16.4%,2003년 5.7% 급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10·29대책의 위력을 짐작할 만하다.
더욱이 핵심 타깃이었던 서울 강남권의 경우 연간 상승률이 2002년 27.4%,2003년 10.5%였지만 올들어 제로(0)%로 둔화됐고,지난해 10월과 비교해서는 2.0% 떨어졌다.
투기의 온상으로 지목됐던 분양권 시장도 철퇴를 맞았다.
수도권과 광역시 등이 속속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분양권 전매가 사실상 금지됐다.
연간 공급물량의 80%가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된 점을 감안하면 분양권 전매시장은 사실상 사라진 것이나 진배없다.
재건축 시장도 풀이 죽었다.
조합원 지분 양도(전매)금지,후분양제,소형의무비율 강화,개발이익 환수제 등 각종 규제가 집중되면서 '찬바람'이 '열풍'을 밀어냈다.
투기세력들도 일시에 사라졌다.
실제로 지난해 신축물량 기준으로 14만가구(3백79곳)가 조합설립인가,10만가구(3백80곳)가 사업승인을 받았던 재건축 아파트는 올들어 조합인가 2천1백28가구(16곳),사업승인 9천9백95가구(26곳)로 급전직하했다.
◆시름하는 서민,고민하는 업체들
문제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후유증과 부작용들이다.
우선 지난 1년간 투기지역(양도세)과 주택거래신고지역(취득·등록세)이 대거 지정되면서 실수요 목적으로 집을 사고 팔려는 서민들까지 무거운 세금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평균 1천건을 웃돌던 신고지역 내 주택거래건수는 신고지역 지정 뒤 1백건 미만으로 급감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71만5천건이던 주택거래건수가 올들어 50만6천건으로 29%나 감소했다.
더욱이 치솟는 집값에 불안을 느낀 서민들이 지난해까지 대거 신규분양 시장으로 몰렸지만 올들어서는 전셋집이 빠지지 않는 '역전세난'에 시달리면서 새 집으로 이사를 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새 아파트도 빈 집이 늘어 최근 6개월새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의 입주율이 60% 초반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경매물건도 크게 늘어났다.
수도권 지역의 경매물건은 지난 9월 말 현재 아파트가 2천9백31가구,연립주택 7천4백40가구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5%와 81% 각각 증가했다.
실수요자들이 앓고 있는 이같은 후유증은 주택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지난해 말까지 2만가구 수준에 머물던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 8월 5만가구를 넘었다.
집이 팔리지 않으면서 많은 주택업체들이 부도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이제는 정부가 주택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도 집값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주택시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발표 당시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초강수 대책들이 하나 둘씩 시행되면서 주택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너무 강한 뒷북 처방이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집값과 투기는 분명 잡았지만 정상 거래마저 끊기고 돈의 흐름이 막혀 애꿎은 서민들까지 곳곳에서 '후유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 잡기는 성공
10·29대책의 주요 타깃은 △집값 △분양권 △서울 강남 △재건축 △투기꾼 등이었다.
이들이 서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면서 주택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게 정책당국의 판단이었다.
결과는 정부가 의도한 대로였다.
지난 1년간 집값은 상승랠리를 멈추고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이달 현재 전국 집값은 작년 말보다 1%,지난해 10월과 비교할 때는 2.2% 떨어졌다.
전국의 집값이 지난 2002년 16.4%,2003년 5.7% 급등했던 점을 감안하면 10·29대책의 위력을 짐작할 만하다.
더욱이 핵심 타깃이었던 서울 강남권의 경우 연간 상승률이 2002년 27.4%,2003년 10.5%였지만 올들어 제로(0)%로 둔화됐고,지난해 10월과 비교해서는 2.0% 떨어졌다.
투기의 온상으로 지목됐던 분양권 시장도 철퇴를 맞았다.
수도권과 광역시 등이 속속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분양권 전매가 사실상 금지됐다.
연간 공급물량의 80%가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된 점을 감안하면 분양권 전매시장은 사실상 사라진 것이나 진배없다.
재건축 시장도 풀이 죽었다.
조합원 지분 양도(전매)금지,후분양제,소형의무비율 강화,개발이익 환수제 등 각종 규제가 집중되면서 '찬바람'이 '열풍'을 밀어냈다.
투기세력들도 일시에 사라졌다.
실제로 지난해 신축물량 기준으로 14만가구(3백79곳)가 조합설립인가,10만가구(3백80곳)가 사업승인을 받았던 재건축 아파트는 올들어 조합인가 2천1백28가구(16곳),사업승인 9천9백95가구(26곳)로 급전직하했다.
◆시름하는 서민,고민하는 업체들
문제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후유증과 부작용들이다.
우선 지난 1년간 투기지역(양도세)과 주택거래신고지역(취득·등록세)이 대거 지정되면서 실수요 목적으로 집을 사고 팔려는 서민들까지 무거운 세금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평균 1천건을 웃돌던 신고지역 내 주택거래건수는 신고지역 지정 뒤 1백건 미만으로 급감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71만5천건이던 주택거래건수가 올들어 50만6천건으로 29%나 감소했다.
더욱이 치솟는 집값에 불안을 느낀 서민들이 지난해까지 대거 신규분양 시장으로 몰렸지만 올들어서는 전셋집이 빠지지 않는 '역전세난'에 시달리면서 새 집으로 이사를 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새 아파트도 빈 집이 늘어 최근 6개월새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의 입주율이 60% 초반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경매물건도 크게 늘어났다.
수도권 지역의 경매물건은 지난 9월 말 현재 아파트가 2천9백31가구,연립주택 7천4백40가구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5%와 81% 각각 증가했다.
실수요자들이 앓고 있는 이같은 후유증은 주택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지난해 말까지 2만가구 수준에 머물던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 8월 5만가구를 넘었다.
집이 팔리지 않으면서 많은 주택업체들이 부도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이제는 정부가 주택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도 집값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주택시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