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업가 '도박 덫'에 침몰

환치기 수법으로 1백억원대 도박자금을 빼돌려 국내외 유명카지노 등에서 수백억원대의 도박판을 벌인 해외원정도박단이 검찰에 적발됐다. 또 순서가 조작된 카드를 사용,2백억원 상당을 챙긴 사기도박단도 적발됐다. 특히 이번 수사로 해외 카지노와 연결돼 원정도박을 알선하는 전문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으며 일부 조직폭력배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도박 알선에 개입하려 한 사실이 밝혀져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예계 거물과 청년사업가 파국=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이경재 부장검사)는 국내외에서 판돈 수백억원대의 도박판을 벌이거나 이를 알선한 혐의로 폭력조직 신학동파 자금책인 한모씨(41) 등 9명을 구속기소하고 빙수체인점 "아이스베리"전 대표 김모씨(30.별건 구속)등 9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일류 연예기획사 및 서울 강남 유명 나이트클럽 대표 출신인 한씨는 재작년 11월 15억여원을 환치기해 마카오 카지노에서 원정도박을 하고 작년 10월에는 강남 한 특급호텔에서 1백억원대 불법 사설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대학 때 "아이스베리"라는 빙수체인점을 창업,"대학생 성공 신화"로 이름을 날렸던 김씨는 강원랜드에서 알게된 한씨와 어울려 다니며 마카오 및 국내 사설카지노 등지에서 총 15차례에 걸쳐 80억원 상당을 도박에 쏟아부어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투자금 대부분을 탕진한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한씨는 조직 부하들과 함께 강남 특급호텔의 객실 2개를 비밀 도박장으로 개조,사흘간 여성딜러 2명을 임시고용하고 최고급 양주를 준비하는 등의 대가로 김씨 등 참가자들에게 매번 판돈의 5%를 챙겼다고 검찰은 전했다. 도박 알선전문조직 활개=해외 유명 카지노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원정도박을 알선하다 한씨 등과 함께 덜미가 잡힌 서방파조직원 이모씨(41.구속) 등 이른바 "롤링업자" 3명은 고액의 도박 참가자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도박자금의 20%가량을 카지노측으로부터 지급받았다. 롤링업자는 해외 원정도박 및 환치기 등을 알선하고 카지노 측으로부터 수수료인 "롤링비"를 받는 에이전트를 말한다. 검찰은 이씨가 폭력조직 서방파에서 활동한 사실에 주목,롤링업자들이 국내 폭력조직과 연계해 조직자금 확보 차원에서 도박알선을 했는지 여부를 수사중이다. 또한 국내 도박참가자들에게 도박자금을 마련해준 환치기 업자들의 신원을 확보,조만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사기도박단도 덜미=검찰은 이날 카드순서가 조작된 이른바 "탄"을 이용하는 수법으로 건설시행사 대표 A씨로부터 13회에 걸친 사기도박으로 2백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로 손모씨(47)등 사기도박단 3명을 구속기소했다. 손씨는 유명 사립대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알게 된 A씨가 현금이 많다는 정보를 입수,알고 지내던 선후배들과 함께 미리 역할을 분담해 A씨를 감쪽같이 속였다고 검찰은 전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