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노총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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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칼텍스정유 노조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을 탈퇴해 독자노선을 걷기로 한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LG정유 노조는 민노총의 투쟁지침에 따라 지난 7월 무려 18일간이나 전면파업을 벌였지만 아무런 실익을 거두지 못하고 조합원들이 대규모 해고위기에 놓이는 등 후유증만 커지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전 현대중공업 노조와 민노총의 결별에 이어 강성노조인 LG정유 노조가 스스로 민노총과 갈라서기로 한 것은 노동계 내부변화의 움직임과 향후 노동운동의 방향전환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민노총의 강경일변도 투쟁은 수많은 문제점을 낳으면서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기업의 부담능력을 무시한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에 그치지 않고,사회공헌기금 조성,노조의 경영참여,심지어 이라크 파병철회나 FTA(자유무역협정)체결반대 등 노조활동의 본령을 벗어난 정치적 요구조건까지 내걸고 연대파업을 주도하면서 대형 사업장을 마비시키고 국가경제에 타격을 주는 일이 빈번했던 것이다.
이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가 한국의 "노사협력"경쟁력을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외국인 투자 기피요인이 됨으로써 경제가 더욱 불황의 늪에 빠진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민노총은 비정규직 관련법안의 국회 상정을 놓고 벌써부터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무리수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LG정유 노조의 민노총 탈퇴에서 보듯 명분없는 파업이나 전투적 투쟁노선은 국민은 물론 노동계 내부로부터도 배척당하고 아무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
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이런 변화를 인식하고 이제 힘으로 밀어붙이는 집단이기주의적 강경투쟁이나 정치적 구호를 앞세운 투쟁노선은 더이상 발붙이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리적 노동운동으로 실질적인 근로조건 개선을 이뤄내는 방향으로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어느 누구의 호응도 얻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그런 변화를 통해서만이 근로자 자신들의 복지수준을 높이고 현안인 비정규직 문제해결도 앞당겨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