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나인브릿지, 박지은 2위징크스 '훌훌'… 안시현 4위

박지은(25.나이키골프)이 애니카 소렌스탐(34.스웨덴)의 추격을 따돌리고 미국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 챔피언에 올랐다. 이번 우승은 박지은의 첫 "시즌 2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지은은 지난 2000년 이후 매년 1승씩을 해왔지만 단 한번도 연간 두차례 이상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올해도 3월에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했으나 이후 2위만 여섯차례 하며 우승문턱에서 번번이 분루를 삼켰다. 특히 2주전 열린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는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리다 막판 소렌스탐에게 역전을 허용하는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박지은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뒷심 부족"이라는 평가를 면하게 됐고 향후 세계여자프로골프 "넘버 1"을 향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대회장인 제주도 클럽나인브릿지(파72.길이 6천2백74야드)는 바람이 좀 불었지만 화창한 날씨를 보였다. 박지은은 이날 대부분 홀 5m안쪽에 떨어지는 "컴퓨터 아이언샷"을 과시했으며 빼어난 업&다운(그린을 미스한 상태에서 파를 세이브하는 것) 능력,흔들림없는 퍼트감각을 선보였다. 박지은은 첫 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했다. 프로들 사이에 회자되는 "첫홀 보기는 보약"이라는 말을 증명이나 하듯 박지은은 이후 실수없이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했다. 박지은이 3,6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사이 앞서 가던 소렌스탐은 5,6,9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1타차로 따라붙었다. 박지은은 "이지 홀"인 9번홀(파5.4백60야드)에서 반드시 버디를 추가하고 가야 할 상황.언듈레이션이 심한 그린의 구석에 핀이 꽂힌 상태에서 박지은의 4번아이언 세컨드샷은 조금 짧아 프린지에 머물렀다. 퍼터로 친 볼은 둔덕을 간신히 올라 1.8m 지점에 멈췄고 박지은은 이를 버디로 연결시키며 상승세를 탔다. 소렌스탐은 10번홀에서 보기를 했고 박지은은 10,11번홀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소렌스탐은 14,15번홀 버디로 추격에 나서는 듯 했으나 17번홀(파3)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밀리며 보기를 범했다. 소렌스탐은 마지막홀에서 이글을 낚으며 합계 11언더파 2백5타로 카린 코크(33.스웨덴)와 함께 2위로 마감했다. 박지은은 우승이 거의 확정적인 가운데 15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뒤 17,18번홀에서도 버디를 더해 우승을 자축했다. 박지은은 "초반에 퍼팅 실수가 많았으나 샷이 너무 좋아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3회째인 이번 대회는 박세리-안시현에 이어 계속 한국선수가 우승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박지은은 우승상금 20만2천5백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1백42만9천여달러로 로레나 오초아(1백41만8천여달러)를 제치고 상금랭킹 2위로 올라섰다.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은 이번 대회코스중 가장 쉬운 마지막홀 18번홀(파5.4백95야드)에서 세컨드샷을 그린 옆 벙커에 빠뜨리며 "3온"을 한 뒤 3퍼트로 보기를 기록,합계 10언더파 2백6타로 공동 4위로 밀렸다. 박세리(27.CJ.테일러메이드)는 3,5번홀에서 버디를 기록,전날 6언더파의 상승세를 이어가는듯 했으나 6번홀에서 잇딴 어프로치샷 미스로 더블보기를 범하며 합계 7언더파 2백9타 공동 11위로 경기를 끝냈다. 제주=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