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적 제악 낱낱이 폭로.. 독일 '위증' 번역 출간


독일 최고의 범죄소설 작가로 불리는 페트라 함메스파(53)의 장편소설 '위증'(문학동네)이 번역 출간됐다.


지난 91년 데뷔한 이후 스무 편이 넘는 범죄소설을 발표한 함메스파는 한 인터뷰에서 "실제 세계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축복받은 세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핏 조화롭게 보이는 이 세계와 인간관계는 진실에 대해 침묵하는 가식적인 것이며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범죄소설을 쓴다"고 말했다.


'위증'은 작가의 이러한 문제의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책은 그레타와 테스,얀과 니클라스 네 남녀 주인공의 우정과 사랑을 통해 거짓으로 가득찬 삶과 뒤틀린 인간관계의 끔찍함을 낱낱이 폭로한다.
스릴 넘치는 삶을 좋아하고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을 즐기는 테스와 묵묵하고 조용히 공부만 하는 그레타는 어릴 때부터 절친한 친구.법대에 들어간 그레타는 같은 과 남학생 니클라스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우연히 테스를 만난 니클라스는 그레타와 헤어지고 테스를 쫓아다닌다.


그러던 중 그레타는 옆집에 이사온 청년 작가 얀을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하는 커플은 얀과 테스.


시간이 흐르면서 니클라스는 테스에 대한 사랑은 그저 순간의 열정이었고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은 그레타였음을 깨닫는다.


그레타는 친구의 남편 얀을 속으로 사랑하며 테스를 향한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이들의 관계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을 즈음 테스가 누군가의 칼에 찔려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니클라스는 얀을 의심하지만 얀은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며 항변하고 그레타는 얀의 알리바이를 만들어가며 그를 보호한다.


소설은 끝까지 테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과연 위증을 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작가는 거짓으로 가득찬 사람들의 삶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이 보이는 그대로라는 믿음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