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알짜주 탄력 받았다
입력
수정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돼있는 음식료부문의 중형 가치주들이 뜨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최근 3-4개월간 상승률이 50%를 넘는 급등세다.
대상 오뚜기 대한제분 삼양사 삼양제넥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주가는 저평가 주식이란 토대 위에 국제곡물하락과 원화강세(원.달러환율 하락)란 호재성 재료까지 가세, 연일 질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전자(IT) 소재(철강 화학) 등 경기에 민감한 종목들이 경기 둔화와 중국의 긴축정책 등으로 점점 '시계 제로(0)'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어 안정성이 높은 가치주들이 당분간 틈새장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독·과점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실적을 내지만 성장성이 떨어져 저평가돼있는 중소형 음식료업체들을 주목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음식료부문 가치주 강세
2일 거래소시장에서 오뚜기는 3.64% 상승한 3만2천7백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이전 저점인 지난 8월4일(1만9천5백원)에 비해 석 달 새 67% 급등했다.
대상의 강세도 두드러진다.
6월23일 2천2백50원이던 대상 주가는 이날 3.3% 오른 3천4백45원에 마감돼 넉 달 만에 53% 뛰어올랐다.
대한제분도 8월 초 3만8천1백원이던 주가가 이날 5만7천원으로 석 달 만에 50% 급등했다.
삼양사와 이 회사의 자회사인 삼양제넥스도 8월 초 이후 각각 45%와 32% 오른 2만7천6백50원과 3만4천4백50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농심 하이트맥주 CJ 등 대표주들이 같은 기간 중 3∼16% 오른 것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재평가되는 수익창출력
이주병 신흥증권 연구원은 "원재료인 소맥 옥수수 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이 올 3∼4월 고점 대비 7∼37% 하락한 데다 최근에는 원화 강세가 가세해 원가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 이들의 강세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민감주들의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가치주가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음식료부문 가치주의 강세는 성장성은 경기민감 종목들보다 낮지만 꾸준한 실적을 내는 저평가주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대상(미원) 오뚜기(케첩 마요네즈) 대한제분(밀가루) 삼양사(설탕) 등은 관련 사업부문에서 모두 독과점적인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어 꾸준한 실적을 낸다.
이들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주가 급등에도 여전히 3∼4배(상반기 실적 기준)에 불과하다.
10배 안팎에서 거래되는 농심 하이트맥주 CJ 등 업종대표주들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대한제분(SBS 1백44만주 보유) 오뚜기(안양공장 부지) 등은 자산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추가 상승 가능할까
이들이 롯데칠성 롯데제과 농심 등이 그랬던 것처럼 1~2년 만에 5∼10배 폭등하기는 어렵겠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 많다.
이 연구원은 "IT주 등 대표주들이 주춤해있는 장세가 지속되는 한 음식료 가치주들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는 "업종 대표주들의 PER가 현재 10배가량 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수익창출력이 있는 중형 음식료업체도 그 절반인 5∼6배 수준까지 PER가 올라가는 것은 무리가 없어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상무는 "다만 시장의 재평가를 받으며 지금 상승하는 종목보다는 아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종목을 발굴하는 게 더 바람직한 투자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