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연구 세계적 석학 손잡다‥황우석 교수ㆍ틸먼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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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들이 낸 1백억달러에 달하는 기부금이 대학 발전의 엔진이다."
방한 중인 셜리 M 틸먼 미국 프린스턴대 총장(57)은 2일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매년 대학 재정의 40%가 기부금에서 나오는 이자에서 발생한다"며 "이런 재정의 풍족함을 바탕으로 프린스턴대는 미국 대학 중에서도 가장 후한 장학금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프린스턴대는 선발과정에서 '학비를 낼 수 있느냐' 여부와 무관하게 학생을 뽑은 뒤 입학 후 가정 형편에 대한 심사를 거쳐 대출이 아닌 재정 지원을 해준다. 현재 절반 이상의 학생이 이런 장학금을 받고 있다.
틸먼 총장은 "학생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학생을 뽑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학생의 경제적 차이가 대학입시에 반영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부는 교육적 측면에서 큰 특권인 만큼 이런 차이를 감안하지 않으면 프린스턴대에 올 학생은 특권층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2백60년 간 대학을 졸업한 동문들이 장학금으로 공부한 뒤 사회에서 성공하고 그 기회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위해 기꺼기 기부금을 낸다"고 설명했다.
틸먼 총장은 또 "프린스턴대는 교수대 학생 비율이 1대6 정도로 항상 교수와 1대1 대면을 통한 수업이 가능하다"며 "대학 규모와 교육의 질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틸먼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치료목적의 인간 배아복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1세대 배아줄기세포 학자로 손꼽히는 틸먼 총장은 "배아복제뿐만 아니라 모든 과학기술은 남용되면 위험해진다"며 "이를 금지하기보다는 높은 도덕적 기준아래 철저히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포복제를 통해 면역거부작용을 극복한다면 많은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틸먼 총장은 2001년 6월 개교 2백58년 만에 여성으로는 처음 이 대학 총장에 임명돼 화제를 모았다. 그는 3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글=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