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美 대선] 2000년 대선 플로리다 ‥ 부시 승리까지 37일

2000년 미국 대선 때 플로리다주에서는 선거 당일부터 혼란이 시작돼 조지 W 부시를 최종 승자로 선언하기까지 장장 37일이나 걸렸다. 방송사들은 투표 마감 전 출구조사를 토대로 앨 고어가 승자라고 보도했다가 마감 후엔 부시가 이겼다고 보도했고,몇 시간 후 대접전이라고 말을 계속 바꿨다. 이유는 워낙 박빙이었기 때문이다. 1차 집계 결과 부시 공화당 후보가 겨우 1천7백표 차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나머지 50개 지역에서는 부시가 선거인단 2백47명,고어는 2백66명을 확보해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25명이 누구 몫으로 배정되느냐가 43대 대통령을 결정하는 상황이었다. 고어는 승복하지 않았고 3개 카운티에서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했다. 재검표 결과 승패는 달라지지 않았으나 표차가 5백37표로 좁혀졌다. 플로리다주 전체를 재검표해야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부시 진영은 재검표 확대를 막기 위해 선거감시단 조사에서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을 근거로 고등법원에 재검표 중단 청구소송을 냈다. 고법은 부시 편을 들어줬으나 항소심에서는 재검표 재개를 명령하는 등 치열한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문제가 있는 투표지 중 플로리다주 어떤 지역에서는 유효표로 인정된 것이 다른 지역에서는 17만표나 무효표로 처리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법정 소송은 결국 대법원까지 갔다. 대법원 판사 9명 중 7명은 투표용지에 대해 지역별로 다른 유무효 판정 기준을 적용한 것은 평등을 강조한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정했으나 이중 5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충분치 않은 만큼 재검표를 중단하라고 판시했다. 최종 결정권을 쥐게 된 플로리다주 내무장관이자 공화당원 케서린 해리스는 부시가 승자라고 결론을 내렸다. 고어는 결국 승복했으나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후 오랫동안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