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울린 中소녀의 희망가 .. '장자수 마을 마옌 이야기'

중국 북서부 오지 마을 장자수.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 중국 특파원에게 열세살 소녀 마옌의 편지와 일기가 건네졌다. 너무나 가난해 공부를 계속할 수 없는 딱한 사연을 접한 기자는 절망에 빠진 소녀의 상황을 취재해 기사를 송고했다. 신문을 읽은 독자들이 어린 중국 소녀의 삶에 희망을 주기 위해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고 프랑스 출판사는 이를 책으로 펴냈다. 국영방송사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한 소녀의 절실한 운명을 담은 '유리병'이 머나먼 유럽 '항구'에 다다른 뒤 세계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쇄도했다. 이들의 온정은 마침내 '닝샤의 아이들'이라는 후원모임으로 발전했고 학교 문을 나서야만 했던 마옌과 수십명의 친구는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장자수 마을 마옌 이야기'(마옌 지음,피에르 아스키 해설,임희근 옮김,세종서적)는 바로 이 실화를 담은 책.마옌의 편지와 일기가 줄기를 이루고 중국 현실과 앞뒤 정황을 담은 기자의 해설이 가지를 이루고 있다. 볼펜 한 자루를 사기 위해 보름 동안 배고픔을 참아야 했던 마옌,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두 남동생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현실,딸만은 무식쟁이로 키우지 않기 위해 눈물로 호소하는 어머니,평범한 소녀의 일기장을 기록문학으로 승화시킨 숨은 공로자… 이들의 가슴 뭉클한 실록이 보릿고개를 넘던 어제의 우리와 '풍요로운 빈곤'에 빠진 오늘의 우리를 아릿하게 비춘다. 3백20쪽,9천5백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