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부시랠리' 계속될까

'부시 랠리'가 이어졌다. 지난 2일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리함에 따라 오름세를 탔던 주가는 주말까지 그 기조를 이어갔다. 5일 다우지수는 72.78포인트 오른 10,387.54,나스닥은 15.31포인트 상승한 2,038.94를 기록했다. 한 주간 다우는 3.59%,나스닥은 3.24% 오른 것이다. 6월말 이후 주간단위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공화당의 부시 행정부는 낮은 세금,작은 정부,민영화 같은 친 증시 정책을 선호,투자자들이 그의 승리를 환영했다. 한때 배럴당 55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도 50달러 밑으로 잠시 고개를 숙였다. 10월 비농업부문에서 33만7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는 노동부 발표도 증시에 큰 힘이 됐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규모보다 배 이상 많은 수준이었다. 최근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고용 통계다. 지난 6월이후 고용 통계가 발표된 날 주가가 오른 것은 이번 뿐이다. 그만큼 10월 신규 고용지표는 고무적이었다. 투자자들은 일정한 범위에 갇혀있던 주가가 부시의 재선과 고용지표 호전으로 한 단계 높은 고지를 향해 도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중론도 많다. 내년으로 접어들면서 경기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고 기업들의 수익도 크게 호전되기 어렵다는 엄연한 현실이 주가 상승의 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얘기다. 실제 부시의 재선에도 불구하고 먹구름이 모두 걷힌게 아니다. 테러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고 선거를 치르면서 미국 사회가 완전히 양분됐으며 유가가 잠시 고개를 숙였지만 여전히 50달러대를 넘보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달러 약세는 분명한 악재다. 무역적자가 확대되면서 달러값은 유로당 1.2966달러까지 떨어졌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달러 값이 싸지면 미국 주식에 대한 매력도 동시에 줄게 된다. 이번 주에는 10일로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대 관심사다. 이번에도 단기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거의 1백%라고 월가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단기금리는 연 2%가 된다. 또 다른 관심사는 올해 마지막 FOMC가 열리는 12월14일에도 단기금리를 올릴 것인지의 여부다. 호전된 10월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11월10일 회의에선 금리를 올리더라도 12월14일은 그냥 건너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전망이 달라졌다. 웰스파고 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은 "금융시장은 12월14일의 인상 전망에도 별로 불안해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밖에 10일 발표되는 9월 무역적자 폭,12일 나오는 10월 소매판매와 소비자심리도 주목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