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메디텍 "존슨앤드존슨 꼼짝마".. 의료용 멸균기 세계 두번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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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한 지 4년된 새내기 벤처기업이 의료용 장비시장에서 세계 굴지의 다국적 기업인 존슨앤드존슨에 도전장을 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에서 플라즈마 멸균기를 생산하는 휴먼메디텍(대표 고중석).
이 회사는 4년간 총 1백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존슨앤드존슨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플라즈마 멸균기를 개발,수출에 나서고 있다고 7일 밝혔다.
2003년 매출이 4백50억달러에 달하는 '골리앗' 기업 존슨앤드존슨을 상대로 한 수출 첫해의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다.
독일 스위스 대만 등 20여개국에 약 2백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이 회사 고중석 사장은 "미국 중국 스위스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30여개국에 딜러망을 구축했다"며 "올해 중 50대 정도를 내다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칼 등 각종 의료용 장비를 멸균처리하는 이 멸균기가 대당 1억원의 고가 장비인 점을 감안할 때 올 매출은 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매출을 2백억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고 사장은 자신했다.
플라즈마 멸균기는 스팀과 가스 방식의 멸균기를 대체하면서 빠르게 시장을 키워가고 있는 아이템.고 사장은 "이 제품은 존슨앤드존슨이 11년 전 개발해 시장을 독점해 왔다"며 "우리회사의 진출로 품질과 가격경쟁이 벌어지면서 오히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발업체인 존슨앤드존슨이 등록해 놓은 각종 특허를 피해 나가는 게 힘들었지만 오히려 큰 회사가 신시장을 열어놓은 상태여서 마케팅측면에서 수월했다고 고 사장은 귀띔했다.
골리앗과의 싸움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다윗' 역할의 고 사장은 30년간 의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패션 전문가다.
그는 현재 아동복 피에르가르댕 브랜드를 생산하는 광원어패럴을 함께 경영하고 있다.
고 사장은 "의류는 한국이 잘 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첨단 품목을 꾸준히 찾은 끝에 플라즈마 멸균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연내에 호주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6명의 외국인을 채용할 계획이다.
글로벌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한 수순이다.
또 생산 중인 대형 병원용 80ℓ짜리 제품에 이어 개인 병·의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40ℓ짜리 신제품을 올해 말 출시할 예정이다.
고 사장은 "이륙은 끝났으며 이젠 비상할 차례"라고 포부를 밝힌다.
휴먼메디텍이 거대 다국적 기업과 펼치는 한판 승부의 귀추가 주목된다.
(02)6292-2588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