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맛을 사세요" 유통업체-지자체 손잡고 지역 특산물전 잇따라
입력
수정
'마라도가 롯데백화점에,제주도가 홈플러스에,진주시가 현대백화점에….'
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계에 '지역 특산물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고객을 불러 모으기 위해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려는 유통업체들과 판로를 개척해야 하는 농어촌 지자체들의 이해가 서로 맞아 떨어져 도심 한복판 매장에 장터가 속속 들어서는 것.
최근 할인점에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던 지역 물산전이 '야심찬 기획'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18∼29일 제주 농협과 함께 30억∼40억원 규모의 '제주 물산전'을 연다.
제주에서 올라온 농수산물 가공식품을 총망라해 판매할 예정. 앞으론 분기나 월별로 지역별 릴레이 특산전을 펼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제1탄 격'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11일부터 일주일간 '청정제주특산물전'을 갖는다.
30억원 이상 매출을 기대하는 등 '작년만해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대규모 행사'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마트는 이에 앞서 지난 9월 파주시와 파주점에서,8월 경북 의성군과 부산연제점에서 행사를 갖는 등 지역특산물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백화점에도 지역 특산물전이 활발하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지역 물산전 행사는 20여회. 작년보다 7회 늘어났다.
농어촌 관련 단체로부터 작년보다 두배 이상 많은 제안을 받고 있다는 현대는 22∼28일 경남 진주시와 농특산물전을 연다.
지난달 '마라도 수산물 대전'을 열었던 롯데는 주문진 울릉도 수산물전을 준비 중이다.
신세계는 대규모 지역 특산물전을 분기에 한번,소규모 행사는 한달에 한번 열고 있다.
현대백화점 오형만 바이어는 "경기 위축으로 고향을 느끼고 싶은 향수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남창희 마케팅 실장은 "산지 직매입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최근 마케팅 추세에도 맞고,매출도 좋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7월 강원도특산물전에서 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특산물전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지역 특산물전은 '지자체장 체면 세우기용'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업체마다 고객에게 '좀 더 새로운 물건을 더 싸게'보여주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점 내실있는 행사로 자리잡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