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해외순방 '코드명'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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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순방 행사명칭을 잘 지어야 일정이 무난하게 진행되고 성과도 좋다."
청와대가 노무현 대통령의 해외순방 때마다 붙이는 행사명칭이 이채롭다.
청와대는 오는 20∼21일 노 대통령의 칠레 산티아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 방문을 내부적으로 '안데스 행사'라고 작명했다.
칠레가 남미를 가로지르는 안데스산맥과 나란히 길게 펼쳐진 나라라는 점을 들어 안데스로 지어진 것이다.
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청으로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첫 국빈 방문인 영국 방문은 '첨성대 행사'로 명명됐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영국에는 지구 경도의 기준점인 그리니치가 있고,한국에는 이에 상응하는 신라시대의 천체관측소인 첨성대가 있어 과학정신을 추구하는 양국간 공통점을 이미지로 연계시켰다는 후문이다.
앞서 노 대통령의 인도 등 방문때 청와대는 '보리수 행사'라는 코드명을 붙였다.
인도가 불교의 발상지로,석가모니가 보리수 나무 아래서 득도(得道)했다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또 노 대통령의 9월 모스크바 방문 때는 '코스모스 행사'로 지어졌다.
코스모스는 행사가 있던 9월에 피는 꽃이기도 하지만 우주를 뜻하기도 한다.
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때 한·러간 우주과학 기술·사업에서 협력키로 한 것은 양국간 주요 합의사항 중 하나로,정부는 주요 방러 성과로 꼽았었다.
러시아는 지난 62년3월 1호를 비롯 일련의 우주위성을 쏘아올리면서 코스모스 시리즈로 이름을 붙인 적이 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