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펀드 '원고' 한숨 ‥ 달러화대비 원화수익률 8~9%P 낮아져

원·달러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원화강세)로 떨어지면서 해외펀드 투자에 비상이 걸렸다. 원화가치가 강세로 전환되면서 미 달러화로 투자되는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가입시 환헤지를 하지 않는 고객들은 원화로 돈을 찾을 경우 손에 쥐는 금액이 달러화 기준 수익보다 크게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9일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은행 증권사 등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주요 해외펀드의 수익률을 달러화와 원화로 계산할 때 최근에는 각각 8∼9%포인트까지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강세로 달러화 수익률보다 원화 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결과다. 실제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템플턴 동유럽펀드의 경우 달러기준 수익률은 36.42%이지만,원화로 환산하면 27.37%에 불과하다. 9.05%포인트 낮은 수치다. △템플턴 라틴아메리카펀드 △MLIIF 월드에너지펀드 △슈로더 ISF일본중소형주펀드 △MLIIF 이머징유럽펀드 등 여타 수익률 상위 펀드들도 원화 수익률이 달러화 기준보다 8%포인트 이상 낮았다. 달러화와 원화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면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엇갈리는 펀드까지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템플턴 차이나펀드의 경우 올들어 달러화수익률이 6%를 웃돌지만 원화수익률은 오히려 -1%로 원금 손실이 난 것으로 분석됐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센터장은 "국내에서 팔리는 해외펀드 중 채권형펀드는 가입 당시 대부분 환헤지가 됐지만 주식형펀드의 상당수는 환헤지 기능이 없어 원화강세 추세가 계속되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펀드는 해외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인 만큼 가입 당시 환헤지를 통해 환율리스크를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특히 거액자산가는 펀드 판매회사가 가입시 환헤지를 해주지 않더라도 은행에서 개별적으로 환헤지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