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첫해 공무원 1만7075명 늘어 .. 몸집 불리기 계속
입력
수정
공무원 수의 빠른 증가세는 정부부문의 비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로 꼽힌다.
지난 98년 17부2처16청이었던 정부조직은 현재 18부4처17청으로 확대됐다.
중앙 공무원 수도 2000년 말 54만6천명에서 지난 6월 말 현재 58만8천명으로 4만명 이상 늘어났다.
현 정부 출범 첫해인 작년 한햇동안만 중앙 공무원 수가 1만7천75명 증가했다.
외환위기 이후 민간기업은 구조조정 등으로 직원 수를 줄이는 고통을 감내해 왔지만,공무원은 '구조조정 무풍지대'에 서있는 셈이다.
청와대측은 이에 대해 "교육 치안 소방 등 민생 관련 공무원은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며 "적어도 현 정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학기술부를 부총리 부처로 승격시키면서 조직을 확대하고,통상 산업 재정금융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돼온 부처들도 현상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조직 규모가 커지고 있어 '효율'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민간측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연봉 3천만원인 공무원을 5만명만 줄이면 1조5천억원의 예산이 절감된다"며 "이를 다른 사업에 투자하면 정부 부문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무원 수가 줄면 규제도 줄어 기업투자와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외국의 성공사례도 제시했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는 전체 연방 공무원의 12%인 24만명을 감축해 1백53억달러의 정부지출을 줄임으로써 장기호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
또 영국의 대처 정부는 여권발급 등 1백10여개 행정서비스를 아웃소싱해 10만여명의 공무원을 줄여 무기력과 도덕적 해이로 대표되는 '영국병'을 치유하고 경제를 회복시켰다고 평가했다.
영국은 올해도 공무원 8만명을 감원,절감분 1백50억파운드 중 50억파운드를 교육ㆍ의료보험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전경련은 덧붙였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