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두루넷 인수놓고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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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넷 인수전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편가르기'에 나섰다.
인수전에 뛰어든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을 놓고 증권사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잇따라 추천보고서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루넷 인수전은 씨티그룹 참여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인수 후보기업들의 주가도 당분간 변동폭이 커질 전망"이라며 일반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의 매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0일 현대증권은 두루넷 매각과 관련,"데이콤보다 하나로통신의 인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인수후 시너지 효과도 더 크다"며 하나로통신을 매수 추천했다.
이 증권사 이시훈 연구원은 "하나로통신이 자금력 등에서 앞서며 인수후에도 규모의 경제 효과와 전략적 제휴가치 상승효과가 더 크다"고 평가했다.
반면 전상용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들어 데이콤이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사업권을 포기하고 두루넷 인수에 '올인'키로 한 만큼 데이콤의 인수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나로통신은 파트너인 AIG의 견제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데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여 데이콤이 인수 가격을 더 높게 써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데이콤에 대해 '매수'를 추천하면서 목표가를 현재가(5천4백30원)보다 75% 정도 높은 9천5백20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씨티그룹의 인수전 참여로 인수가격이 예상보다 높아질 예정인데다 어느 쪽이 인수하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불투명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두루넷 인수전은 인수가격 상승 등으로 승자없는 게임이 될 것"이라며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에 대해 모두 '중립' 의견을 유지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씨티그룹의 인수전 참여 배경을 놓고 채권단이 인수가격을 높이기 위한 전술이라는 소문 등 각종 루머가 돌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