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실상 弱달러 정책 .. 재무당국 잇단 용인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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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기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달러가치가 급락하면서 미국이 사실상 '약달러 정책'을 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는 달러가치가 추가적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태다.
지난 주말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가치는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엔화 대비 달러가치는 달러당 0.96엔(0.9%) 떨어진 1백5.65엔에 마감,하루 하락 폭이 5주 만에 가장 컸다.
달러화는 이날 유로화에 대해서도 유로당 0.0068달러(0.53%) 하락한 1.2975달러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1.30달러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달러 급락은 미국 재무부 관리가 사실상 약달러 정책을 용인하는 발언을 하면서 촉발됐다.
다우존스통신은 미 재무부의 한 관리가 이날 "외환시장은 매우 바람직하게 작동하고 있다.
환율 수준과 방향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언급,사실상 미국이 약달러를 선호하고 있음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주말에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기업재고,소매판매 등이 일제히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펀더멘털로는 달러 강세 분위기가 우세했으나 시장 참가자들은 '약달러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모건스탠리 외환정책 분석가 소피아 드로소스는 "외환시장은 지표보다는 정책 환경에 의거해 거래되고 있다"며 "정책 방향이 뚜렷해질 때까지 경제지표는 뒷전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주 미국이 외형적으로는 강한 달러를 천명하고 있지만 무역적자 축소 등을 위해 달러가치의 추가 하락을 용인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약달러 선호'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향후 달러가치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 앞으로 3개월 내 달러가치를 종전의 1백5엔에서 98엔으로 하향조정했다.
이 기간 중 유로화 대비 달러가치도 유로당 1.27달러에서 1.34달러로 낮춰 잡았다.
이와 함께 골드막삭스는 미국 정부가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달러가치 하락을 억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