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리코 우석형 회장, 임직원과 산악자전거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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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이거 생각보다 힘드네."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50)이 지난 13일 임직원 1백30여명과 함께 충남 아산시 배방산(해발 3백60m)을 산악자전거로 등반했다.
신도리코 아산공장 뒤편에 위치한 배방산은 산악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왕복 3시간30분 중 절반 이상을 자전거를 어깨에 짊어진 채 오르내려야 하는 급경사 코스.
혈기왕성한 신입사원 연수 때나 마련되는 '공포의 산악자전거 등반'에 오너 경영인이 직접 참여한 이유는 극심한 불황을 극복해나가기 위해선 임직원들의 사기부터 올리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이번 이벤트에는 '도전(Challenge)하고 변화(Change)해 위기를 기회(Chance)로 만들자'는 의미에서 '차!차!차!(Cha!Cha!Cha!)'라는 이름을 붙였다.
회사는 이 행사를 임직원들만 참여하는 이벤트로 준비했지만 보고를 받은 우 회장이 "나도 참여해 힘을 보태겠다"고 선뜻 나서 과장급부터 최고경영자(CEO)까지 참여하는 전사적 행사가 돼 버렸다고. 20대 신입사원도 힘겨운 산악자전거 등반을 처음 해본 우 회장은 쉬지 않고 2시간여 만에 정상까지 올라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우 회장은 등반 뒤 아산공장 구내식당에서 열린 '뒤풀이'에도 참석해 임직원들에게 일일이 막걸리를 따라주며 격려했다.
우 회장은 "미리부터 불황에 대비해온 덕분에 신도리코가 극심한 내수침체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 정도에 만족해선 미래가 없다"며 "불황기일수록 '앞으로 5년 뒤엔 무얼 먹고살까'를 고민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도리코의 파트너 회사인 일본 리코사는 이 같은 불황기 경영을 철저히 준비한 덕분에 내로라하는 일본 기업들조차 힘을 못쓰던 '잃어버린 10년'에도 매년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늘었다"며 "지금의 내수침체도 쉽게 풀릴 성질이 아닌 만큼 직원 모두 마음가짐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