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경쟁력은 소재에서 나와요" .. SFAA서 이색의상 발표 조은경씨

"현대의 패션은 '디자인'이 아닌 '소재'로 경쟁하는 시대입니다. 한국처럼 소재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외국원단을 카피하는 데만 급급하다면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는 영영 배출하기 힘들 것입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열린 '제29회 SFAA 서울컬렉션'에서 독특한 소재의 의상들로 눈길을 사로잡은 디자이너 조은경씨(35)는 "원단업체들이 디자이너들과 함께 소재 개발에 힘써 서로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국제패션디자인연구소와 프랑스의 패션스쿨 스튜디오 베르소를 졸업한 조씨는 국내에선 이번 SFAA컬렉션으로 처음 데뷔했지만 프랑스에선 이미 4년 전부터 활동을 시작해왔다. 지난 2000년 파리 프레타포르테에 참가,현지 언론들로부터 '파리의 유망 신진 디자이너'로 선정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파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EKJO' 부티크 3개를 운영 중이다. 이번 SFAA컬렉션에서 조씨는 주름가공한 폴리에스터에 전사날염(열·압력을 통해 염색) 처리한 의상,면과 비스코스를 믹스시켜 요철감있는 도트무늬 의상 등 독특한 이중 색감과 입체적인 재질감이 돋보이는 소재의 옷들로 호평을 받았다. 모두 조씨가 현지 원단개발업체와 손잡고 자체 개발한 소재로 유럽 소비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그는 "일본에서 이세이 미야케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나올 수 있었던 데는 각종 패션·뷰티기업들이 디자이너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도 기업들과 디자이너들이 다각도로 협력하는 '윈윈' 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