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도우미 '웰빙폰' 쏟아진다..혈당.체지방 측정까지


회사원 김모씨(30)는 얼마전부터 몸이 불고 피곤이 심해지면서 '웰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던 차에 체지방을 측정할 수 있는 '웰빙폰'이 나왔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마침 3년이나 된 휴대폰을 바꾸려던 참이라 가까운 대리점에 가서 즉시 '웰빙폰'을 구입했다.


물론 체지방 측정기도 함께 샀다.

설명서를 읽어보니 조작법이 생각보다 쉬웠다.


휴대폰 메뉴에서 '헬스케어' 항목을 누른 뒤 체지방 측정을 선택하고 '사용자 추가' 항목에서 자신의 ID와 성별,키 등을 입력하고 측정 메뉴를 다시 실행시켰다.


이어 체지방 측정기를 꺼내 양쪽 손잡이에 엄지손가락을 올려놓은 다음 휴대폰의 적외선 포트와 체지방 측정기의 적외선 포트를 일치시켰다.
그러자 휴대폰 액정화면에 체지방 지수가 나타났다.


20.3%이라는 수치와 함께 '약간 비만'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역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다음날 김씨는 아침에 평소보다 30분 가량 일찍 일어나 집근처 공원에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휴대폰과 체지방 측정기를 활용해 매일매일 체지방을 재기로 결심했다.



전국적으로 '웰빙' 바람이 불면서 휴대폰에도 건강·레저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김씨가 구입한 휴대폰은 최근 삼성전자가 KTF를 통해 선보인 일명 '웰빙폰'(모델명 SPH-E3330)이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체지방을 측정할 수 있고 걸음 횟수를 잴 수 있는 '만보기' 기능도 갖췄다.


최대 9명의 체지방 정보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어 가족의 '건강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세균번식을 억제하는 은(銀)나노 코팅 휴대폰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SK텔레텍은 지난 9월 슬라이드 타입의 '은나노폰'(IM-7400)을 내놓았다.


은나노 코팅이란 은을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으로 입자화해 제품에 입히는 것으로 살균·항균·탈취 효과가 커 TV 세탁기 냉장고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SK텔레텍 관계자는 "웰빙 열풍을 반영해서인지는 몰라도 2개월만에 공급대수 10만대를 기록할만큼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은나노 코팅이 된 슬라이드폰(SCH-S140)을 SK텔레콤을 통해 선보였다.


이 제품은 '디짓 다이얼'이란 음성인식 기능으로 어떤 전화번호든지 불러주기만 하면 바로 전화를 걸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따라서 시각장애가 있거나 손놀림이 불편해 휴대폰의 작은 버튼을 정확히 누르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세계 최초로 혈당 측정이 가능한 '당뇨폰'(LG-KP8400)도 나왔다.


LG전자가 올 상반기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헬스피아와 공동으로 선보인 이 제품은 혈액을 채취해 휴대폰에 장착된 배터리팩에 꽂으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


다만 일반 유통점이 아니라 의료기기 전문점에 가야 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LG전자는 내년 초 배터리팩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심장 박동수를 체크해 '스트레스 지수'를 보여주는 '스트레스폰'도 내놓을 계획이다.


팬택앤큐리텔은 지금까지 '웰빙' 기능이 첨가된 제품을 두 종 선보였다.


하나는 지난해 SK텔레콤을 통해 내놓은 '심리치료폰'(S2)으로 '음색상호변환' 기술이 적용돼 마음을 다스리도록 도와주는 휴대폰이다.


명상 행복 즐거움 집중 환상 등 5가지 심리치료 모드가 있다.


예를 들어 행복키를 누르면 행복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모양과 색깔이 창에 뜨고 역시 같은 효과를 주는 사운드도 나온다.


또다른 모델은 국내 최초로 3차원(3D)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이용한 요가 강의를 접할 수 있는 '요가폰'(PG-S5500C)이다.


아랫배 살빼기,온몸 피로풀기 등 11가지 상황별로 휴대폰 화면 속 캐릭터를 이동시키며 학습할 수 있다.


팬택앤큐리텔은 이달 말께 '웰빙폰 3탄'으로 일명 '스포츠 레저폰'(PH-6500)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동 방향을 감지하는 '3축센서'가 내장돼 있어 휴대폰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걷거나 달리는 속도와 거리 △소모 칼로리 △나침반 △등산할 때 고도 등을 알려주는 기능을 가진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점차 더 유용하고 편리한 기능을 갖춘 웰빙폰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무조건 웰빙 바람에 동참할 게 아니라 자신에게 적합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고르는 안목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