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이부그룹 위기는 社內감사 부실이 화근" .. 삼성경제硏

일본 최대 재벌 중 하나인 세이부그룹이 최근 해체 위기에 처한 것은 사내의 감사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불투명한 경영을 하고,시장의 규칙을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6일 '세이부그룹 위기와 배경'이란 보고서에서 "세이부그룹의 해체 위기는 총회꾼에 대한 부당 이익 공여사건과 대주주 지분 비율 허위기재 등 경영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 사건들에서 불거졌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이부그룹의 주력 기업인 세이부철도는 2001년 1월부터 10개월간 주주총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주총장에서 회사의 편을 들어주는 주총꾼들에게 시가 3억8천만엔짜리 토지를 2억4천만엔에 매각,1억4천만엔의 부당 이득을 제공했다. 세이부그룹은 세이부철도의 이러한 부당 행위가 지난 3월 드러나 그룹 오너 쓰쓰미 요시아키가 세이부철도 회장에서 물러나야 했고,이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에는 세이부철도의 대주주 지분 비율을 허위로 기재한 사실까지 적발됐다. 세이부철도는 최근 5년동안 대주주 10개사의 보유 지분 합계가 발행 주식의 88.57∼91.19%에 달했지만 62.24∼63.67%로 허위 신고해 대주주 지분 비율이 80%를 넘지 못하도록 한 도쿄증권거래소의 규정을 어겼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세이부철도의 주가가 하락해 그룹 전체의 신용이 불안해졌고,쓰쓰미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퇴진했을 뿐 아니라 초읽기에 들어간 주력 기업의 상장 폐지로 그룹 전체가 해체될 위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세이부그룹 사건은 일본 증권시장 전체의 신인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일본 증권감독 당국이 기업정보 공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의 파장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