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캐피털그룹, 현대차 등 집중매수 ‥ LG건설 등은 소량 처분

국내 최대 외국인 투자자인 미국 캐피털그룹이 지난달 이후 매입 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캐피털그룹 계열 자산운용회사인 캐피털리서치앤드매니지먼트컴퍼니(CRMC)는 지난 15일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6.04%(2백41만주)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성신양회(지분율 5.05%),10월30일에는 현대자동차(5.07%),10월27일과 10월8일에는 대구은행(2.04%) 등을 잇달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9월 말에는 조선주 가운데 향후 실적 개선이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 꼽히는 현대미포조선 지분 5.0%를 사들였다. 국내 30여개사에 대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캐피털그룹은 9월 한국에서 이사회를 열어 주요 그룹 CEO들을 직접 면담하고 지난달에는 대구은행 등 6~7개사를 방문해 기업설명회를 가진 뒤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캐피털그룹이 대부분 장기적으로 실적 호전이 기대되거나 고배당 등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종목들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캐피털그룹은 현대차의 경우 이미 계열사인 캐피털그룹인터내셔널에서 5.6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고 추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턴어라운드'형 기업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대구은행은 시중은행들보다 부실이 적고 꾸준하게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다. 반면 캐피털그룹은 LG건설(1.5%)과 금강고려화학(0.33%)을 장내 매도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이에 앞서 삼성화재(1.67%)와 INI스틸(0.5%)도 매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캐피털측이 보유 종목 중 차익을 낼 수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소규모 분할 매도로 신규 투자자금을 확보하면서 매입 대상과 규모를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