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와인 '보졸레 누보' 인기 시들


프랑스산 햇포도로 만든 보졸레누보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시판을 앞두고 백화점들이 최근 한달여 동안 받은 예약 판매에서 주문이 지난해보다 30∼40% 하락했다.
프랑스 와인업체들은 한국에 홍보단을 파견하는 등 시장 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수도권 점포에서 보졸레누보를 예약 판매한 결과 지난해보다 매출이 34% 감소했다고 16일 밝혔다.


17일까지 예약 판매하는 현대백화점도 판매량 기준으로 실적이 전년보다 40% 가량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작년보다 가격이 15% 가량 올랐고 소믈리에나 와인 마니아들이 "프랑스 산지 작황이 좋지 않아 맛이 떨어질 것"이란 반응을 보인 탓인지 주문이 줄었다고 말했다.


주류 코너의 신영주씨는 "2만원대 미만으로 프랑스산에 비해 저렴한 이탈리아 칠레산은 작년보다 10∼20% 매출이 늘어 대조적이었다"고 전했다.


보졸레누보의 인기 하락은 프랑스산 와인의 시장 점유율에서도 나타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프랑스 와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02년 55.46%,2003년 49.55%에서 올 들어 9월 말 현재 43.57%로 급감했다.


프랑스산 와인 점유율이 2년 연속 50% 이하를 밑돈 것은 와인수입이 본격화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프랑스 와인의 이 같은 위기는 자유무역협정으로 수입량이 크게 늘어난 칠레산 등이 맛,향,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와인나라의 김혜주 마케팅팀장은 "칠레산 등은 2만∼3만원의 저가이면서도 프랑스산에 비해 떫은 맛이 덜해 한국시장에서 잘 먹혀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가격 대비 우수와인(Best Buy Wine)'으로 칠레의 칼리나 카르메네르,미국의 켄달잭슨,호주의 벤락스테이션 등을 꼽으며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에서 프랑스 와인의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떨어지자 프랑스 업체들은 최근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프랑스 보르도지역 와인업체들로 구성된 보르도 그랑크뤼연맹은 내달 2일부터 60명의 업체 대표단을 파견,홍보전을 펼친다.


한편 롯데 현대 등 백화점들은 17일부터 보졸레누보 출시 기념으로 와인할인행사를 연다.


롯데백화점은 17∼30일 수도권 11개점에서 '와인페스티벌'을 갖고 '프랑스산 샤또 세겡' '칠레산 에스쿠도로호' '이탈리아산 빌라 뮈스까데' 등 3백여 품목을 30% 할인 판매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도 17∼24일 '제1회 현대백화점 와인페어'를 연다.


와인전문업체인 와인나라(www.winenara.com)는 18∼21일 르클럽드뱅 등 전국 13개 매장에서 4백여종의 와인을 최고 75% 할인 판매하는 '제6회 와인장터'를 연다.
30만원어치 이상 구매고객에게 세계적 와인브랜드인 비엔지(B&G) 보졸레누보 1병을 선착순 5백명에게 각각 증정한다.


고기완·장규호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