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기관 … 낙폭과대 IT주 산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이 선호하거나 유동성 보강이 기대되는 종목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코스닥의 큰손'으로 떠오른 기관들이 매수한 종목들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동성 개선이 점쳐지는 종목들의 경우 거래량 부진에서 생겨난 주가 할인요인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기관들이 낙폭과대 IT(정보기술) 종목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며 "미리 합의한 값에 지분을 일괄 넘기는 블록세일 등을 통해 유동물량을 늘린 기업들도 관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기관 선호주 강세 17일 코스닥시장에서 기관들은 1백18억여원의 매수우위를 보이며 9일째 순매수 행진을 지속했으나 외국인들은 8일째 순매도였다. 이에 따라 코스닥에도 '기관 주가'가 나타나면서 기관들이 집중 매수하는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 코아로직 아모텍 세코닉스 등 휴대폰 부품주,주성엔지니어링 휘닉스피디이 디에스엘시디 LG마이크론 등 LCD(액정표시장치) 관련주들이 대상이다. 이들은 3분기 실적 부진 등으로 지난달부터 크게 조정을 받아 가격 메리트가 생긴 데다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갖고 있다. 기관이 3일 연속 순매수한 세코닉스는 이날 6.45%(8백원) 오른 1만3천2백원에 마감됐다. 기관이 10일째 '사자'인 LG마이크론도 2.73% 상승한 6만2백원으로 6만원대를 넘었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선호했던 종목을 기관들이 사들이는 손바뀜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 종목들은 펀더멘털(기업가치)이 검증된 우량주로 안정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그램 매매가 늘어 거래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기관들이 코스닥 중소형 우량주에 관심을 쏟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유동성 보강 종목도 관심 유통물량이 늘어난다고 기업 펀더멘털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유동성이 약하면 주가엔 걸림돌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유동성이 개선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주가 재평가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한투자증권 임유승 연구원은 "최근 블록세일 등을 통해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블록세일의 경우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매입가격 만큼 기업 가치가 있음을 보증하는 시그널로 간주돼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투증권은 유동성이 개선될 기업으로 휴먼텍코리아 삼진엘앤디 엠케이전자 로체시스템즈 등을 꼽았다. 반도체 클린룸업체인 휴먼텍코리아는 자사주 64만주를 블록세일 형태로 매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삼진엘앤디의 경우 지난 10월 보호예수에서 해제된 구조조정기금 물량(22.5%)이 블록세일될 가능성이 높고 1천%를 웃도는 유보율을 바탕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할 공산도 크다. 지난달 자사주 17만주를 블록세일로 처분한 엠케이전자의 경우 남은 자사주 59만주도 유동성 강화 차원에서 새 주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