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0원시대 換테크로 뚫어라] (3) 국민은행 사례 <끝>

환율변동에 따른 은행들의 리스크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다. 첫째 보유 중인 외화자산이나 부채에서 생기는 환 리스크다. 가령 환율이 하락(달러가치 하락)하면 보유 중인 달러에서 환차손이 발생하며 달러부채의 경우 환차익이 생긴다. 이같은 환위험을 없애려면 달러자산과 부채를 동일한 금액으로 유지,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제로(0)로 만들어야 한다. 국민은행을 비롯 모든 은행들이 외화자산과 외화부채에 대해 '스퀘어포지션(Square position)'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둘째 리스크는 고객(주로 기업)과의 거래에서 발생한다. 사실 은행들로선 이 부분이 환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다. 기업,주로 수출입기업들은 미래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hedge:위험회피)하기 위해 선물환거래,옵션거래,스와프거래 등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거래의 상대가 바로 은행이다. 즉 기업들은 일정한 수수료를 은행에 지불하면서 환위험을 은행에 '전가'하는 셈이다. 은행들은 전가된 환위험을 외환시장에서 동일상품이나 유사상품으로 반대 포지션을 취함으로써 환리스크에서 벗어난다. 또 파생상품 기법 등 금융공학을 통해 각각의 리스크를 분해해 관리하기도 한다. 기업들이 환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단은 은행과의 선물환 거래다. 가령 3개월 후 수출대금(달러)을 받게 될 기업이 있다고 치자.이 기업은 3개월 후 달러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환율하락) 손해를 보게 된다. 환전을 통해 손에 쥐는 원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이같은 환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은행과 선물환 매도계약을 체결한다. 이 때 은행은 기업과 선물환 계약을 체결하는 즉시 국내 외환시장에서 똑같은 금액의 달러를 빌려 매도함으로써 리스크를 헤지한다. 3개월 후 결제일에 기업은 수출대금(달러)을 은행에 주고 은행은 계약당시 환율로 원화를 기업에 준다. 은행은 또 계약 당시 빌린 달러를 기업으로부터 받는 달러화로 결제함으로써 거래는 종료된다. 이밖에 현물과 선물환 거래를 동시에 하는 스와프거래,결제일에 달러를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옵션거래 등도 있다. 이 때에도 은행은 기업들과 반대포지션을 취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회피하게 된다. 박광호 국민은행 외화자금팀 부장은 "은행이 기업과 거래하면서 발생하는 환위험을 헤징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선물환거래이며 이는 전체 거래의 7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은행들은 수많은 기업들과 이뤄지는 외환거래를 한곳에 집중해 관리함으로써(Book관리) 스스로 리스크가 해소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은 마지막으로 외화자산운용(환 포지션운용)에서도 리스크에 직면한다. 이는 외환매매를 통해 이익을 내기 위해 스스로 리스크를 떠안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하루 평균 20억∼30억달러의 외환매매를 하고 있으며 올들어 2백60억원의 이익을 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