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금융주 '러브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이후 사상최대 규모의 이익을 내고 있는 데다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른 내수회복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은행의 실적호전이 지속돼 주가가 상반기까지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있다. ◆외국인 은행주 집중 매수 외국인은 이달 들어 금융주 매수를 본격화해 18일까지 총 순매수 규모가 3천6백28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업종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로,같은 기간 외국인들의 총 순매수액 1천4백74억원의 2.5배에 해당한다. IT주 등 다른 주식을 팔아서 금융주를 사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은행주에 대한 집중 매수가 돋보인다. 외국인들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은행주 1백8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외국인 총 순매수액 1백48억원보다 35억원 더 많은 금액이다. 외국인들은 이달 중 하루(5일)를 제외하고는 은행주를 순매수했다. 이날까지 사들인 은행주는 2천6백6억원어치에 달한다. 이는 지난 10월 한 달간 2천6백82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는 정반대 행보로 7개월 만의 최대 매수 규모다. 이같은 금융주에 대한 러브콜은 주가가 860을 돌파,지수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진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수가 860을 넘어선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종목에는 하나 국민 외환 신한 등 은행주가 4종목이나 포함됐다. 부산은행 삼성증권 동원금융지주 등도 11∼20위권에 들었다. ◆사상 최대 실적 내년도 지속 외국인이 은행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는 배경은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호황 국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류재철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위원은 "올 3분기까지 은행권의 이익 규모는 3조6천7백억원으로,사상 최고 호황이었던 2001년(3조5천7백억원)을 이미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외환위기 당시 33개에 달했던 은행 수가 금융구조조정에 따라 19개로 줄어들면서 규모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조병문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자산증가율과 마진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대손상각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 이익은 올해보다 50% 넘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주가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조 연구위원은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20∼30% 정도는 더 오를 것"이라며 신한지주를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류 연구위원도 "신용카드 연체율이 낮아지고 정부의 내수회복 정책이 강도를 더하고 있어 금융주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국민 하나은행의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