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수출·실적악화주 '팔자' ‥ 원화강세·고유가 여파

외국인들이 최근 수출 비중이 높거나 실적 둔화 우려감이 큰 코스닥 기업들에 대해 지분율을 급격히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9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50만여주(0.29%)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달 25일 이후 17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14.01%에서 8.90%로 급락했다. 외국인들은 고유가에 대한 부담과 지난달 이후 주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등으로 '팔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백라이트유닛(BLU) 업체인 우영도 외국인 지분이 급속한 감소세다. 최근 외국인들은 1백만주 이상을 연거푸 순매도하면서 지난 12일 19.66%였던 지분율을 6%대로 줄였다. 주가는 이 기간 19.84% 떨어졌다. 외국인들이 매도 우위로 돌아선 것은 실적 악화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우영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2억원과 1억8천만원으로 전년 3분기 대비 81%가량 감소했다. LG필립스LCD 쪽 공급 물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심텍도 4분기 실적 둔화 우려로 외국인들의 매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외국인들은 51만여주(1.89%)를 순매도하면서 지분율을 20%대로 떨어뜨렸다. 엔터기술과 기륭전자는 달러 약세가 외국인 매도세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휴대용 영상노래반주기를 생산하는 엔터기술은 매출의 95%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1일 31.02%에서 28.45%로 하락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지분 하락과 관련,"달러 약세로 인한 환차손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 등이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기륭전자도 디지털위성방송 수신기를 미국 등에 수출한다.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이달 초 22.05%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8일 12.44%로 떨어졌다가 이날 30만주 순매수에 힘입어 13.37%로 소폭 높아졌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유가와 환율 등에 덜 민감한 종목들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듯한 느낌"이라며 "외국인 지분율 감소 종목의 주가 움직임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