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양촌' 탐스러운 가을맛이 주렁주렁 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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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정성들여 깎은 감을 편평한 소쿠리에 널어 곶감을 만드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생각날 것이다.
제사 때 쓰려고 준비한 이 곶감을 할머니 눈을 피해 그야말로 '곶감 빼먹듯' 하나 둘씩 먹어치우던 추억 역시 떠오를 듯 싶다.
충남 논산군 양촌면은 곶감으로 유명하다.
한해에 30억원어치 이상 팔리는 생산 규모도 규모지만 양촌 곶감은 특히 단맛이 깊은 것으로 이름나 있다.
양촌 곶감이 맛있는 것은 두 가지 자연의 혜택을 입었기 때문.
우선 양촌면의 토지는 비옥한 자갈 땅으로 이뤄져 남달리 크고 맛좋은 감이 생산된다.
양촌면 감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두리감은 같은 논산군이라도 다른 마을에서 자라면 크기와 맛이 떨어진단다.
그만큼 이곳의 토질은 특별하다.
양촌면에서 생산되는 두리감의 당도는 평균 17도로 일반적인 두리감의 13도보다 월등히 높다.
여기에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많아 감을 말릴 때 당분이 깊은 곳에서 우러난다.
양촌 곶감은 하얗게 분을 바른 듯 완전히 건조된 것도 맛있지만 반 정도 마른 반건시가 가장 달다.
말랑말랑한 반건시는 한 입 베어 물면 끈적끈적한 단물이 입안 가득 배어나온다.
반건시 즙은 워낙 달아서 물엿을 한 숟가락 가득 퍼먹은 느낌이 들 정도다.
2개 정도만 먹으면 벌써 목이 아려 온다.
이 밖에 당귀 인삼 계피 감초 등 한약재를 비료로 키운 양촌면의 감은 숙취에도 특별히 좋다고 한다.
이 동네에선 술 마신 다음날 감을 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 예전에는 술에 취한 사람을 감잎 위에 눕혀 놓기도 했단다.
술이 빨리 깨도록 하기 위한 민간요법이다.
음주 후 감식초를 물에 타서 마시는 것 역시 이같은 감의 효능 때문이란 게 동네 어른들의 말이다.
논산=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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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따라가다 논산천안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서논산IC나 연무IC에서 내리면 된다.
고속버스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탈 수 있다.
배차간격은 40분이며 2시간20분 가량 소요된다.
KTX로는 용산역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논산은 먹거리가 풍부한 고장이다.
논산에서 가장 유명한 먹거리는 젓갈류.
강경읍에 가면 90여 개의 대규모 상점들이 모여있다.
이곳을 거쳐가는 새우젓은 전국 유통물량의 30% 정도를 차지한단다.
또 양촌면에는 마늘과 고추가 유명하다.
김장철이면 농산물집하장은 오리지널 '양촌 마늘'을 사러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6백36 의 면적에 걸쳐 있는 탑정호에는 어족이 풍부해 호수 주변 매운탕집이 유명하다.
청청가든(041-742-5508)에서는 빠가사리 매운탕을 크기에 따라 3만~5만원에,참게장 정식은 1만3천원에 판매한다.
탑정호 주변에 숙박업소들이 많이 있다.
호수변 침실에서 전면 유리창을 통해 보는 저수지는 외국의 거대한 자연 호수를 연상케 한다.
레이크힐스호텔(041-742-7744)은 서양식과 한국식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식사도 가능하다.
1박 일반실 5만원,특실 8만원,VIP룸 10만원.아침식사 9천~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