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보이스] 남미로 뻗은 한국 에너지산업‥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

21세기는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더욱이 최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자원빈국인 우리에게 해외자원개발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남미 세일즈 외교는 에너지 분야에서 적잖은 성과를 일궈내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원유와 철광석을 다량 확보하는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겨졌던 자원의 보고 남미지역에서 본격적인 에너지 및 자원협력의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에너지산업의 한 축인 전력산업도 예외일 수는 없다. 한국전력이 브라질 및 칠레의 전력 당국자와 전력산업 발전을 위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해 남미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다. 지난 16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이희범 산자부장관과 브라질의 딜마 바나 루세프 에너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전과 브라질전력공사간에 에너지 분야 공동협의체 구성이 협의됐다. 또한 한전의 브라질 내 송전선로 및 발전소 건설 참여방안도 집중 논의됐는데 가까운 시일 내 한전이 브라질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사실 브라질은 인도 중국 러시아와 같이 이른바 브릭스(BRICs)라고 일컬어지는 신흥 경제대국임에도 전력시장의 85%를 수력에 의존하고 있어 전력수급상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브라질은 내년 초에 약 2천8백km에 달하는 송전선로 건설과 약 18개의 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할 예정인데 루세프 에너지 장관은 한국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는 칠레전력공사(Endesa)와 한전의 칠레 진출방안을 논의했다. 칠레 측도 송변전 및 배전분야 등의 기술과 한전의 해외 진출사업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멀지 않은 장래에 칠레 전력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은 이번 브라질,칠레 정부 및 전력사와의 성공적인 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했던 중남미 전력산업에 적극 진출할 생각이다. 오늘날 세계는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기업과 정부가 혼연일체가 돼 세일즈 외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기업은 보다 넓은 시야로 세계를 바라보며 시장개척에 매진하고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