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부호 방식으로 답안 전송 .. '수능 커닝' 어떻게 가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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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인 역할분담과 모스 부호를 동원한 휴대전화 송·수신.'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난 이번 대입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의 특징이다.
부정행위 가담자들은 △학업성적이 우수한 일명 '선수' △학업성적이 뒤떨어진 '일반수험생' △중간에서 정답을 취합해 다시 보내는 '후배도우미' 등 세 그룹으로 나눠 철저한 역할분담을 했다.
우선 '선수'들은 후배 도우미들과 미리 통화가 연결된 답안송신용 전화를 어깨나 허벅지 등에 끈으로 단단히 묶어 고정시키고 답안수신용 전화는 주머니 속에 숨겨 고사장에 입장했다.
'선수'들은 문제를 다 푼 뒤 휴대전화를 통해 1번 문제 답부터 순서대로 후배 도우미들에게 보냈다.
답을 보낼 때는 '모스 기법'을 사용했다.
즉 자신이 생각하는 답이 1번이면 휴대전화의 말하는 부위를 손가락으로 한번 치는 방식.이를 위해 이들은 플립형이나 폴더형과 달리 뚜껑이 없어 손가락으로 터치하기가 편한 '바(BAR)형'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선수들이 보낸 답은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부근 고시원에 대기하고 있던 후배도우미들이 수신했다.
선수들과 1 대 1로 짝을 이룬 후배도우미들은 선수들이 보내온 답을 취합,가장 많은 답을 골라 예상 답안을 작성했다.
예를 들어 외국어영역 첫번째 문제에 대해 선수 40명 중 10명은 2번을,22명이 3번을,8명이 4번을 '답'이라고 보내왔을 경우 정답을 3번으로 간주했다.
이들은 이렇게 작성한 정답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다시 '선수'들과 일반수험생 등에게 보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