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양극화 상당기간 지속"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 왜곡과 자산가격 거품,머니게임의 악순환 등 부작용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이 경고했다.


이들은 또 기업 이익은 사상 최대인 반면 내수경기는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경기양극화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원·달러환율이 단기간에 지나치게 급변동하지 않도록 정책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며,기업들은 '원고(高)'를 구조조정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24일 박승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열린 월례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민간 이코노미스트와 대학교수 등 참석자들은 "최근 콜금리 인하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지만 실물부문으로 흘러가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특히 단기 부동화된 자금이 수익성이 조금이라도 높은 곳을 찾아다니는 머니게임으로 이어지고 있고,이는 자산가격의 버블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채권시장으로 다시 쏠리고 있는 자금이 중·장기 채권금리를 콜금리(연 3.25%) 수준까지 끌어내리면서 자칫 부동산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지난달 은행 수신은 5조7천억원 감소했으나 투신사 수신은 7조3천억원 늘어 채권시장으로의 쏠림현상이 더 심화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장기채권 발행을 확대하는 것이 저금리 지속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고 채권시장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참석자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또 최근 기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내수침체로 가계의 어려움이 증폭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한 지역에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면 주변 소매상이나 개인사업자 등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퇴출되는 등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대기업이 운영하는 할인점은 주변 상권을 장악하며 고수익을 내지만 자영업자들의 퇴출로 고용이 줄고 소비지출은 더욱 부진해지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런 과정이 시장 합리화와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것이며,경기양극화는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섭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전성인 홍익대 교수,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최영기 한국노동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