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기업에 달러매도 자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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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급속한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지나친 달러화 매도를 자제해줄 것을 정부가 기업들에 공식 요청했다.
최중경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경영협의회에 참석,"환율이 급락하는 와중에 기업들이 앞다퉈 달러화를 팔게 되면 다같이 공멸하게 된다"며 "기업들이 과잉 대응을 계속할 경우 환율 급락을 제어할 수 없는 만큼 기업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환당국자가 기업들에 이처럼 이례적인 요구를 한 것은 최근 환율이 급락하면서 달러화를 팔아치우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환율이 더 크게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조선업체에서 촉발된 달러화 매도세가 지금은 전 업종으로 확산됐다"며 "지난달 말 정부 방어선(1천1백40원선)이 무너진 이후 매일 5억∼10억달러가량의 달러화 매도주문이 국내 기업들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들어서만 1백억∼2백억달러가량의 달러화 매도물량이 외환시장에 쏟아진 셈이다.
최 국장은 이와 관련,'글로벌 달러화 약세(원화환율 하락)'가 장기간 계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수 없는 이유로 △미국내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아시아 국가들의 미 국채 매각 확대 가능성 △외환시장의 과도한 쇼트 포지션(매도초과) 등을 꼽았다.
달러화가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미 정부가 달러화 약세정책을 마냥 끌고갈 수 없는 요인이라고 최 국장은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울리우카예브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외환보유액을 유로화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부분의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이같은 정부 요청에 대해 "공감은 하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업의 한 재무담당자는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수출하는 시점에 달러화 매도(선물환) 주문을 내는 게 일반적"이라며 "정부 방침대로 넋놓고 있다가 수출대금이 들어오는 몇 달 뒤에 환율이 떨어지면 그 손해는 누가 책임지느냐"고 반문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